4일 조사요원들에 따르면 과거에는 세무조사요원들이 들이닥치면 웬만한 조사대상 기업은 조사요원의 '조용한(?) 윽박' 한 마디에 알아서 자료협조를 해줬지만, 최근 들어서는 기업들이 세무조사에 내성이 쌓인 탓인지 기본적인 자료확인조차 꺼릴 만큼 조사환경이 악화됐다는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성실하게 자료협조를 해 준 회사들은 조사요원들의 실력에 갖가지 거래사실이 너무나 훤하게 노출, 성실협조에 대한 답례로 웬만한 사실을 덮어주고 싶어도 덮어줄 수 없어서 세금을 그만큼 많이 추징 당하게 된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반면 장부에 적힌 거래와 직접 관련된 전표확인조차 꺼리는 회사의 경우는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기 때문'에 조사기간을 연장까지 해가며 각별한 공을 들여보지만, 기본적인 사실확인조차 힘들다 보니 과세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
특히 조사요원들은 "얄미운 마음에 확실하다 싶을 정도의 거래에 대해 과세를 할 경우 조사 비협력업체들은 불복과정에서 부당과세임을 입증하기 위해 조사 때 내놓지 않은 자료를 무더기로 제출, 그 나마의 조사결과 조차도 허사로 만들기 일쑤"라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더구나 드러난 자료를 통해 최선의 과세를 했음에도 조세불복절차에서 회사가 내놓은 추가자료 확인결과 어이없는 과세로 드러날 경우, 부실과세에 따른 내부 견제에도 시달려야 하기 때문에 조사요원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일선조사요원들은 "조사에 비협조적인 회사가 조사과정에서 내놓지 않은 자료에 대한 과세를 부실과세라고 주장할 경우 일정한 페널티를 줘야 한다"며 "탈세사실을 국세청이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탈세가 아님을 납세자가 입증하는 제도도입도 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한 조사요원은 "현재는 구두에 의한 자료제시를 요구하지만, 자료제시항목을 적은 공문으로 요구해야 한다"며 "공문에 적힌 자료를 제시하지 않을 경우, 요청된 자료와 관련된 과세는 정당한 과세로 보는 페널티 도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료제시요청을 공문으로 하지 않을 경우 지나치게 많은 자료를 조사요원들이 요청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견제하기 위해 '공문' 형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이 요원의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