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4일 "최근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외국계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실시' 등의 내용은 사실과 다른 것"이라며 "국세청은 내·외국자본에 대해 차별없는 과세원칙하에 세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이 날 과천정부종합청사에서 가진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는 내·외국 자본이 국적과 상관없이 동등하게 대우받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국세청의 외국계 기업에 대한 조치는 일상적인 세원관리 업무에 불과하다"며 "이 같은 업무들은 내국법인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외국자본이 국내법을 준수하고 납세 의무를 성실히 이행한다면 국내에서 자유롭게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고 이를 통한 정당한 수익은 보호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동향과 관련해 그는 "최근 국제유가 동향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산유국의 지정학적 불안 등 공급애로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며 "이러한 요인들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당분간 고유가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가상승이 우리 경제의 성장이나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는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유가충격에 대한 우리 경제의 흡수능력이 향상, 성장과 물가에 대한 영향이 과거에 비해 축소됐다"고 말했다.
유류세금과 관련해 그는 "종량세 체제인 국내 유류세제는 원유가격 상승이 국내 석유제품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해 유류세를 내릴 뜻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실제로 유가가 오리기 시작한 2003년 하반기와 올 1분기를 비교해 보면 두바이 유가는 27달러에서 58달러로 116%오른 반면 국내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295원에서 1471원으로 15%상승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또 "다만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석유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고유가 추세의 장기화를 대비해 '에너지저소비사회'로의 전환 노력을 가속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고유가에 효과적으로 대처해 나가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에 대한 보다 폭넓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민간부문의 자발적 에너지 절약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국제조세조정법과 관련해 박 차관은 "원천징수는 최종적인 과세권과 납세의무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징세편의를 위한 것이어서 부작용이나 문제가 없는 범위내에서 최소화해야 한다"며 "조세회피지역일 가능성이 높아 원천징수를 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충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이어 "조세협약은 과세권이 누구에게 있느냐를 정하는 것이며 원천징수는 영향을 못 미친다"며 "라부안은 국제적으로 조세회피지역으로 알려져 있고 말레이시아 조세협약과 관계없이 얼마든지 조세회피지역으로 지정하고 원천징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