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회피 수준과 감사인의 세무서비스 제공 여부, 감사품질에 유의한 영향 없어"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김성태·박성욱 경희대 교수는 지난 15일~16일, 이틀간 파크하얏트 부산에서 개최된 2022년 한국세무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감사인이 제공 세무서비스는 그 자체로 독립성을 저해시키는가?' 논문을 발표했다.
발표를 맡은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감사인이 제공하는 비감사서비스 중 세무서비스에 초점을 맞추어, 감사인이 감사용역과 세무용역을 동시에 제공할 경우 감사품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검증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선행연구는 비감사용역의 제공과 감사품질간의 관계를 설명함에 있어서 피감기업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증가하거나 외관상 독립성의 훼손으로 감사품질이 악화된다는 결과와 비감사용역 수행 과정에서 축적된 기업 전반적인 경영에 대한 지식이 감사로 이전되어 보다 높은 품질의 감사를 수행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혼재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감사인이 제공하는 비감사서비스 중 세무용역은 다른 비감사용역에 비해 비중이 크고 중요성이 강조될 뿐만 아니라 감사범위에서 벗어나는 기업의 조세를 다룬다는 점에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왔다는 것.
김 교수는 "그러나 선행연구에서도 감사인이 제공하는 세무용역과 감사품질간의 관계에 있어서는 명확한 결론이 나타나지 않았고 연구마다 다른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며 "이러한 선행연구 결과에 착안해 이번 연구는 감사인의 세무용역 제공이 감사품질에 미치는영향이 어떠한 요인으로 발생하는 지를 분석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다수의 선행연구에서 감사인은 세무용역을 제공할 때 단순히 기업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는 것을 넘어 기업의 조세 의사결정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했으며, 이는 회계기간 이후 감사를 수행할 때 자기검토위험이 발생할가능성이 높다는 가정하에, 당해 조세회피 수준이 세무용역이 감사품질에 미치는 영향에 선행되는 요인임을 검증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 선행연구에서는 전통적으로 감사품질을 측정함에 있어 재무제표에 보고된 수치를 바탕으로 도출했지만 이번 연구는 감사품질을 측정함에 있어 감사보고서상 감사인이 작성하는 의견의 뉘앙스에 초점을 맞추어, 사용된 단어의 상대적 빈도를 측정하고 감성가중치를 부여해 새로운 감사품질을 측정치 사용을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분석 결과, 조세회피 수준과 감사인의 세무서비스 제공 여부는 감사품질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감사인이 세무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공격적 조세회피에 기여한 경우, 조세회피 행위에 따라 영향을 받은 재무제표를 감사할 때 자기검토위험이 발생해 재량적 발생액이 크게 나타났으며, 감사의견을 작성할 때 긍정적인 단어 사용 빈도를 증가시킴으로써 내재된 감사위험을 감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는 "Enron 사태 이후 강화된 감사인 독립성에 대한 이슈는 아직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감법이 개정될 때 마다 감사인의 직무제한 범위가 점점 증가하고 있고 유럽집행위원회(Europian Commission)는 감사인의 세무업무까지 제한하는 것을 논의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감사인은 경제적 이해관계를 우려해 피감기업에 호의적인 감사를 수행하고 이로써 발생하는 감사실패에 따른 피해는 온전히 재무제표를 이용하는 투자자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규제당국 입장에서는 이러한 사태를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를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급변해가는 법적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세법 뿐만 아니라 회계, 경영, 경제를 아우르는 폭 넓은 지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당연한 사실이며, 이러한 서비스에 최적화된 경제 주체는 공인회계사이며 감사법인일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도 자신의 내부 정보를 잘알고있으며 전문적인 현재 감사인을 통해 최적의 조세전략을 수립할 유인이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연구는 감사인이 제공하는 세무서비스가 그 자체만으로 독립성을 위협하는요인이 아닐 수 있음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비감사서비스 제공과 감사품질간의 관계에 대해서는아직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번 연구의 결과는 추후 우리나라 규제 당국이 감사인의 직무에 관한 법률을 개정할 때 참고할 수 있는 데 공헌점이 있다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