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마스크 위생 증진 근거 부족”
미국 시민들 간에도 찬반 여론 팽팽히 맞서
◆…19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착용한 여행객들이 메사추세츠교통국(MBTA)이 운영하는 실버 라인 버스를 통해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미 법무부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연방정부의 조치를 무효화한 플로리다주 연방지방법원의 판결에 대해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연방법원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으며, CDC 내부 검토 결과 이 조치가 공중보건을 위해 여전히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항소할 것"이라고 했다.
전날 미국 플로리다 연방법원 캐서린 킴벌 미젤 판사는 버스와 비행기, 기타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연장한 연방정부의 결정에 무효 판결을 내렸다.
미젤 판사는 1944년 제정된 공중보건법에 따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고 조치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공중위생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로는 부족하다”며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화 조치 연장을 불허했다.
그는 ‘위생’의 개념을 ‘사물 등을 깨끗하게 하는 것’으로 좁게 해석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바이러스 비말을 차단할 뿐 그것이 시민들과 운송 수단을 깨끗하게 하지는 않는다”고 판결 이유를 설시했다.
대중교통 수단 내 마스크 의무화는 CDC가 지난해 초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부과한 방역 조치로, 13일 미 교통안전국(TSA)은 CDC 권고에 따라 18일 만료되는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다음 달 3일까지로 추가 연장했다.
법무부는 CDC가 마스크 의무화를 연장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다면 항소를 진행하지 않겠지만, CDC가 마스크 의무화를 해야 할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지체없이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도 플로리다 법원 판결에 즉각적으로 유감을 표하면서 시민들의 마스크 착용을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젠 사키 대변인은 “공중보건 결정은 법원이 아닌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해야 한다”며 “우리는 국민에게 계속 마스크를 써 달라고 권고한다”고 전했다.
만약 바이든 행정부가 항소할 경우 이 사안은 미국 남동부를 관할하는 제11 연방순회 항소법원에서 심리하게 된다. 이 법원의 판사들은 2020년 11월 도널드 트럼프가 임명한 미젤 판사와 마찬가지로 대다수가 트럼프가 임명한 인사들이다. 최종 법원인 연방대법원 역시 보수와 진보가 6 대 3으로 보수 진영이 우위를 점하고 있어 바이든 행정부의 방역 대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NYT는 전했다.
이날 미젤 판사의 판결에 따라 TSA은 교통수단 이용 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유나이티드 항공과 델타 항공, 철도기업인 암트랙(전미철도여객공사) 등 일부 기업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오늘부터 직원 및 승객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는 선택사항”이라는 공지를 내렸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정책에 대해서는 미국 내부에서도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의무화 해제 후 미국의 대표적인 승차 공유 서비스인 우버와 리프트에서는 운전사들과 승객들 사이 마스크 착용을 두고 수차례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3월 카이저가족재단(KFF) 여론 조사에 따르면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연장에 대해 찬성 48%, 반대 51%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