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보호 장치 마련 등 사업구조 재편 지시
뮤직카우 회원 수 91만5000명, 작년 거래액 2742억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는 20일 정례회의를 갖고 뮤직카우가 발행한 음악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이하 청구권)은 증권에 해당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뮤직카우에 대해 투자자보호장치 마련 등 사업구조를 재편토록 지시하는 조치를 의결했다.
앞서 증선위는 지난 2월부터 업계·전문가 의견수렴과 법령해석심의위원회 검토를 진행해 왔으며 이번에 청구권이 자본시장법 상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증권신고서 및 소액공모 공시서류를 제출하지 않고 증권을 모집·매출한 뮤직카우는 금융감독원의 조사 과정을 거쳐 자본시장법 상 공시규제 위반에 따른 증권 발행제한, 과징금·과태료 부과 등 제재대상에 해당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 다만 ▲투자계약증권의 첫 적용사례로 위법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점▲지난 5년여간의 영업으로 17만여명의 투자자의 사업지속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어 있는 점▲문화콘텐츠에 대한 저변 확대 등 관련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여지가 있는 점 등을 감안해 투자자 보호장치 마련을 조건으로 자본시장법에 따른 제재절차는 당분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금융위가 그동안 검토한 결과 뮤직카우는 특정 음원의 ‘저작재산권 또는 저작인접권(이하 저작권)’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분배받을 수 있는 권리를 ‘주’ 단위로 분할한 ‘청구권’을 투자자에게 판매하고, 이를 투자자 간에 매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뮤직카우의 누적 회원 수는 2018년 1만명에서 작년에는 91만5000명으로 증가하고, 한 번이라도 투자에 참여한 적이 있는 회원은 약 17만명에 이르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연간 거래액도 2018년 10억원에서 작년에는 2742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이같은 성장에 비례해 작년 말부터 뮤직카우 영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 사업구조의 법적 불안정성에 대한 투자자 피해 민원이 금융감독원에 다수 제기됐다.
민원은 뮤직카우의 청구권이 증권과 유사하게 발행·유통되고 있음에도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자본시장법 상 증권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있는 사업구조상의 문제점에 기인한 것이었다.
민원의 주요 내용은 ▲저작권에 직접 투자한다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투자자가 취득하는 권리는 뮤직카우에 대한 청구권에 불과하여 뮤직카우 도산시 청구권도 온전히 보장되기 곤란하다는 점▲회사에 대한 제3자의 감시가 부재하여 투자자 권리와 대금이 안전하게 보관·관리·결제되는지 투명하게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뮤직카우의 재무상태, 청구권의 설계구조·발행(옥션)가격산정 등이 투자 판단의 핵심 요소이나, 이와 관련한 투자자 공시가 없다는 점▲청구권 유통시장(마켓)에서의 시장감시체계가 부재하여 시세조종 등 불공정 거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 등이다.
이에 증선위는 그간의 검토결과를 토대로 청구권은 자본시장법 상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투자계약증권의 요건은 특정 투자자가 ▲그 투자자와 타인(다른 투자자를 포함) 간의 공동사업에 금전등을 투자하고▲주로 타인이 수행한 공동사업의 결과에 따른 손익을 귀속받는 계약상의 권리가 표시된 것으로서▲이익을 얻거나 손실을 회피할 목적이 있을 것 등이다.
증선위는 전문가 자문기구인 ‘법령해석심의위원회’ 논의에서도 전원이 뮤직카우의 청구권은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위원(3인)은 법을 적극적으로 해석할 경우 청구권이 ‘파생결합증권’에도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이같이 결론이 남에 따라 그동안 청구권을 모집·매출하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증권신고서(또는 소액공모 공시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뮤직카우는 과징금·과태료 부과 등 제재를 받게 됐다.
그러나 증선위는 투자자 보호 장치 구비 및 사업구조 개편을 조건으로 뮤직카우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조사 및 제재절차 개시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증선위는 향후 뮤직카우에 대해 제재절차 보류 시 부과된 조건의 이행여부 및 사업재편 경과를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해 나갈 예정이다. 또 기존 투자자 권리 보호를 위해 사업재편 기간 중에도 기발행된 청구권의 유통시장은 이전과 동일하게 운영토록 허용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뮤직카우에 대한 이번 결정을 계기로 ‘조각투자 등 신종증권 사업 관련 가이드라인’을 조만간 마련·발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