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 경제관료 불황 예고에도 혼자 장밋빛 전망
모스크바 시장 "외국기업 철수로 모스크바에서만 20만명 실직 위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대가로 서방이 제시한 대(對)러시아 경제 제재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철강 산업에 관한 정부 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서방국가들이 러시아가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부품 구매를 막고, 완제품 수출에도 제재를 가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WTO 규정을 준수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대러 제재와 같은) 불법적인 규제를 계속 고수한다면 러시아도 그에 상응하는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 관료들에게 6월1일까지 러시아 철강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위한 전략을 수정하라고 지시했다.
러시아는 알루미늄, 니켈, 구리 등 철강 제품의 주요 생산국이며 연간 수출액은 수백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지난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가로 잇단 대러 제재 조치를 취했으나 에너지와 철강산업만큼은 세계 공급망 타격과 소비자 가격 상승을 우려해 미뤄왔었다.
그러나 지난달 15일 EU(유럽연합)는 4차 대러 제재에서 러시아산 철강 제품의 EU 수입을 금지했고, 미국은 지난 8일 의회에서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와 무역관계에서의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최혜국 대우는 통상 ·항해조약에서 한 나라가 부여하고 있는 가장 유리한 대우를 상대국에도 부여하는 WTO의 규정을 말한다. 미국이 러시아에 최혜국대우를 박탈하면 러시아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지난 18일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정부 핵심 관료들 사이에서 러시아 경제가 극심한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경제가 완전한 공황을 피하고 있고, 서방의 제재는 우리를 막지 못할 것”이라면서 “서방의 대러 제재 전략이 이미 실패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NYT는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와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이 앞으로 제재의 타격이 본격화될 것임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러시아 내 외국기업들이 철수나 영업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모스크바에서만 약 20만 명이 실직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