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범죄, 경제범죄 '중'→부패범죄, 경제범죄 '등' 문구 수정
수사권 폐지 시한은 못박지 않아
별건수사 조항 느슨해져
◆…본회의장 나서는 민주당 의원들 사진:연합뉴스
본회의에 통과된 검찰청법 개정법률이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안보다도 상당 부분 후퇴해 당초 민주당이 추진했던 검찰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 검찰청법은 오는 3일 국무회의에서 공포되면 4개월 뒤인 9월부터 검찰의 직접수사 대상이 대폭 축소되면서 부패와 경제 범죄로 제한된다.
개정법이 시행되면 검찰은 부패·경제범죄와 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무원에 대해서만 직접 수사권을 갖게 된다.
앞서 민주당은 검찰의 직접 수사대상을 '부패범죄, 경제범죄 중' 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국민의힘 주장을 받아들여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으로 규정했다. ‘중’이 ‘등’으로 문구가 바뀌어 직접 수사의 범위가 확대될 여지가 생겼다.
또한 '중대범죄수사청(한국형 FBI)' 신설 조항도 사라졌다. 박 의장의 중재안에는 1년 6개월 안에 검찰에 남아 있는 부패·경제 수사권을 이관한다는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법에는 해당 내용이 명시되지 않았다.
보완 수사에 대해서도 완화된 내용이 담겼다.
개정법은 검찰이 앞으로 수사를 개시한 범죄에 대해서는 기소할 수 없도록 검찰 내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놓았다. 경찰이 송치한 사건이 아니라면, 수사를 마친 검사는 다른 검사에게 사건을 넘겨 기소 여부 판단을 맡겨야 한다.
박 의장의 중재안에서는 ‘송치 사건의 범죄 단일성·동일성을 벗어나는 수사를 금지’라고 규정했지만 본회의 수정안은 ‘검사는 송치 사건의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사할 수 있다’로 바뀌었다.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에 한해서는 현재와 같이 보완 수사를 할 수 있게 열어둔 것이다. 검찰의 보완 수사 여지를 지나치게 제약하면 결국 피해자 구제에 소홀해진다는 비판을 일부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검찰총장의 국회 보고 규정도 신설됐다. 검찰총장은 분기마다 직접수사 부서의 직제 및 인원·운영 현황을 국회에 보고하도록 추가했다.
이 밖에 검찰의 직접수사권 폐지 시한이 상정된 법안에 담기지 않은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박의장 중재인에서는 중수청이 발족하는 1년 6개월 후엔 '검수완박' 한다는 것이었지만, 관련 내용은 개정된 법에 명시되지 않았다.
별건수사를 막는 조항도 중재안보다 느슨해졌다.
무엇보다 입법 취지와는 무관하게, 법조문 해석상 직접 수사 범위가 추가될 여지가 있다는 점도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거리가 멀어졌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