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우주항공·사이버보안 ETF
원전 정책에 중공업·건설 수익률 개선 기대
고평가된 주식, 상장 후 주가 하락에 유의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지난달 25일 새 정부 미래먹거리 분야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연합뉴스(인수위사진기자단) 제공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우주항공·에너지·바이오 등 테마 상장지수펀드(ETF)가 정책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산업의 성장을 전망하면서도 테마형 ETF 특성상 수익률이 저조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달 25일 ‘미래 먹거리 산업 신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방산·우주항공, 인공지능(AI), 에너지, 바이오, 탄소중립 대응, 스마트 농업을 육성 대상 6대 산업으로 제시했다. 이달 발표된 110대 국정과제에도 담겼다.
특히 정부가 2035년 우주강국 진입을 목표로 삼은 만큼 우주항공 분야에 관심이 쏠린다. 이를 위해 경남 사천에 항공우주청을 설립하고 우주산업 클러스터를 육성할 방침이다.
이에 국내 유일의 우주항공 ETF인 ‘ARIRANG iSelect우주항공&UAM’가 주목받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3월 우주항공과 UAM(도심항공모빌리티)에 투자하는 ETF를 선보였다. 주요 종목으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한화, 현대차 등이 있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6월 예정된 누리호 2차 발사와 항공우주청 설립 공약으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정부의 중점 추진사업과 연계된 만큼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이에 따른 민간참여 활성화로 산업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사이버보안 ETF인 ‘TIGER 글로벌사이버보안 INDXX’는 ‘제2의 방산주’로 떠오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월 국내 최초로 사이버보안 관련 글로벌 대장주를 편입해 사이버보안 시장에 투자하는 ETF를 출시했다. 정부가 10만 사이버보안 인재를 양성해 역량 강화에 나서기로 한 만큼 국내 사이버보안 시장도 확대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탈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와 신한울 3·4호기 건설 즉각 재개 등 원자력 공약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탈원전 정책이 폐기되면서 중공업 ETF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TIGER 200중공업’과 ‘KBSTAR 200중공업’의 최근 1년 수익률은 각각 –17.60%, -16.94%로 부진했지만 최근 1개월 수익률은 각각 –3.42%, -4.18%로 개선되는 모습이다. 두 종목은 모두 ‘코스피200중공업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운용된다.
건설과 철강 관련 ETF도 마찬가지다. ‘TIGER 200 건설(-7.32%)’ ‘KODEX 건설(-8.36%)’ ‘KBSTAR 200건설(-7.40%)’ 역시 최근 1년 수익률보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이 개선됐다. ‘KBSTAR 200철강소재(-4.18%)’, ‘TIGER 200 철강소재(-4.21%)’, ‘KODEX 철강(-5.96%)’도 –20%대 수익률에서 벗어났다.
정부가 바이오헬스 산업을 수출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바이오 ETF도 눈길을 끈다. 바이오 ETF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바이오K-뉴딜 ▲TIGER 차이나바이오테크 SOLACTIVE ▲TIGER 미국나스닥바이오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와 삼성자산운용의 ▲KODEX바이오 ▲KODEX미국S&P바이오(합성) 등 6종이 있다.
지난해 국내 신규 상장된 ETF 중 테마형 상품 비중이 77%에 달했다. 테마형 ETF가 ‘대세’로 자리 잡았지만 수익률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테마형 ETF 상장 이전 250거래일(약 1년)부터 상장 시점까지 해당 ETF에 편입된 종목의 누적초과수익률은 평균 16.2%로 같은 기간 주가지수 수익률을 웃돌았다. 그러나 상장 이후 250거래일간 평균 누적초과수익률은 –5.7%로 주식시장을 밑돌았다.
테마형 ETF에 담기기 전에는 고평가된 종목들이 상장 이후 주가가 하락한 것이다. 그 이유로는 시장에서 주목받는 주식을 테마형 ETF로 출시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꺾이기 시작한다는 점이 지적된다.
김민기 연구위원은 “이미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종목이 ETF에 편입돼 상장 이후 수익률이 저조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시간이 흐르면서 유행하는 테마가 변화하는 만큼 투자자들은 주의 깊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