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한계기업 현황과 금리변동의 영향' 보고서
작년 일시적 한계기업, 외감기업의 32.1% 차지
자금 조달금리 1%p 상승시 한계기업 비중 5.4%↑
"급격한 금리인상은 부실기업 늘려…점진적 인상해야"
◆…금리가 3%포인트 오르면 외감기업 절반이 '일시적 한계기업'으로 전락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은행 대출 상담 창구.(사진 연합뉴스)
금리가 인상될 경우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못 갚는 '한계기업'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면 부실기업을 늘려 한국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23일 내놓은 '한계기업 현황과 금리변동의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익이 이자비용보다 적은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은 31.4%였다. 외감기업 1만7827개를 대상으로 분석(영업이익은 동일하고 기업의 조달금리가 인상·인하된다는 가정)한 결과다.
만일, 금리변동으로 조달금리가 3%포인트(P) 상승하면 일시적 한계기업의 비중이 47.2%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숙박음식업 대다수(84.3%)가 일시적 한계기업이 되고, 대기업도 35.4%가 한계기업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외감기업 3곳 중 1곳,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 못해
◆…(비금융기업 대상, 괄호 안은 해당 기업 수를 의미함. 자료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최근 5년(2017~2021년)간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일시적 한계기업(당해연도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일시적 한계기업은 외감기업 3개 중 1개 꼴인 34.1%(1만7827개사 중 6080개사)에 달한다. 코로나의 영향이 컸던 전년(36.6%)보단 2.5%포인트 낮아졌으나, 2017년과 비교할 땐 6.0%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전체 기업의 24.0%(4273개사, 일시적 한계기업의 70.3%)는 영업이익 자체가 마이너스(-)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숙박 및 음식점업이 76.4%,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3개 중 1개(35.5%)·대기업 4개 중 1개(27.6%)가 일시적 한계기업이었다. 숙박 및 음식점업 일시적 한계기업은 2020년엔 86.3%에 달했던 것에 비해 작년은 소폭 하락했다. 우리 기업의 중추를 담당하는 제조업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은 작년 기준 전(全)산업 평균보다 낮은 30.8%였다.
금리 3% 상승시 외감기업 47.2%, 영업이익으로 이자 못 갚아
◆…(작년 영업이익은 동일하다는 가정하에 금리변동에 따른 한계기업 계산, 자료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작년 영업이익은 동일하고 기업의 조달금리가 1~3%포인트 변동했다'고 가정했을 때,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일시적 한계기업은 5.4%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은 8조6900억원에 달한다.
금리가 2%포인트 상승하면 일시적 한계기업은 9.5%포인트 증가하고 추가 이자비용은 17조92000억원, 3%포인트 상승시 일시적 한계기업은 13.1% 증가하고 추가 이자비용은 26조88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려는 "향후 기준금리 인상으로 기업의 자금조달 금리가 3%포인트 올라간다면 외감기업의 절반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다는 뜻이고, 이자비용 부담이 약 2배 정도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산업별로는 금리 3%포인트 인상시 제조업(14.9%포인트), 전기·가스·증기 및 수도사업(14.6%포인트), 부동산업(16.7%포인트),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14.8%포인트) 등에서 일시적 한계기업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도 금리가 3%포인트 오르면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이 35.4%에 이른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현재의 경제상황은 인플레이션의 울려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금리의 급격한 인상은 한계기업을 양산할 가능성이 높아 자칫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하면서 정책을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