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극히 저조, 향방 오리무중... 여야 모두 긴장

4년 전보다 크게 낮아져... 최종투표율 50%대 중반 가능성 관측

여야, 누구에게도 유리하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 긴장감 고조

여야에 냉소적인 중도층 대거 투표 불참 분석 나와... 지지율 높은 쪽에 유리(?)

다수 의석-지방자치단체장 차지한 민주당 조직력 영향 크다는 일각의 분석도

6.1 전국단위지방선거의 투표율이 예상보다 극히 저조해, 선거기간 중 투표 적극 참여를 독려해온 여야 모두 긴장하는 모습이다. 저조한 투표율이 어느 쪽에 유리할지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방선거 전 실시된 여론조사들에서 지지율이 30% 안팎까지 급락하면서 지지층 결집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낮은 투표율이 자당 후보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재명 인천 계양을 민주당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는 1일 새벽 페이스북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투표하면 이깁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여러분께서 투표장에 나서지 않으신다면, 그것만큼은 참 아쉬울 것 같다"며 본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해가 뜨면 우리 미래를 결정짓는 단 하루의 골든타임이 시작된다. 어둠이 내린 후에야 아쉽다 말하지 말자"며 "날이 밝으면 투표장으로 가달라. 여러분의 신성한 주권을 행사해달라. 투표하면 이긴다. 투표해야 이긴다"며 거듭 투표권 행사를 독려했다.

앞서 이 후보는 전날(31일) 인천시 남동구 모래내시장에서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 등 민주당 후보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과 후보들의 지지율이 열세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여론조사 전화가 오면 안 받지 않느냐. 서구 선진국에서는 여론조사 응답률 2∼3%인 경우 발표를 금지한다"며 "여론조사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투표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투표하면 이긴다. 포기하지 말고 투표하면 이길 수 있다"고 지지자들에게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민주당은 지난 28일 사전투표 종료후 중앙선관위 발표 최종 투표율이 20.62%로 저조하자 이날 밤 긴급 비대위회의를 소집해 유권자들의 적극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마찬가지로 국민의힘도 예상보다 낮은 투표율이 결코 자당 후보들에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분석에 오후 유권자들의 적극적 참여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투표율이 저조하다"며 지지자들에게 적극적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이 대표는 이어 "각 지역별로 수고로우시더라도 꼭 지금 투표장으로 가서 투표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선거는 여론조사가 아니라 투표로 결론이 난다"며, 높은 지지율에 안심하지 말고 투표장에 나가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국민과 약속을 했고, 그 약속을 지켜가고 있다. 그리고 약속은 이처럼 많은 변화를 만들어낸다. 약속을 지키는 정치를 선택해주시길 바란다"며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여러분의 한표를 행사해 달라"며 투표를 독려했다.

이번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는 여야는 저조한 투표율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지에 대해 긴장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이후 침체 일변도를 걷고 있는 당을 쇄신하기 위해서는 지선 승리가 필요하고, 국민의힘 역시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압도적 승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정오 현재 전체 유권자 4천430만3천449명 가운데 663만4천295명이 투표를 마쳐 투표율이 15.0%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4년 전 지방선거때 동시간대 투표율 19.7%보다 4.7%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특히 시간이 흐를수록 4년 전 투표율보다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앞서 마감한 사전투표율이 20.62%로, 4년 전보다 불과 0.48%포인트 높았던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투표율 추세가 계속될 경우 4년 전 최종투표율 60.2%보다 크게 낮아져 50%대 중반에 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12시 현재 지역별로 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강원도(18.4%)이고, 제주가 16.9%로 뒤를 이었다. 그다음 경북·경남(16.3%), 충남·울산(16.1%), 충북(16.0%) 등 순으로 집계됐다. 광주는 9.6%로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특히 관심을 끌고 있는 수도권의 투표율은 접전지인 경기가 15.0%로 가장 높고, 서울 14.6%, 인천 13.9% 순으로 전국 평균 또는 이보다 낮은 투표율을 보이고 있다.

그 외 부산 15.2%, 대구 14.4%, 인천 13.9%, 대전 15.5%, 세종 13.4%, 전북 12.6%, 전남 14.4%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 27~28일 이틀간 이뤄진 사전투표 투표율(20.62%)은 오후 1시 집계부터 반영된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낮은 투표율은 여야 모두에 냉소적인 중간층이 투표에 대거 불참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결국 여야 적극 지지층의 투표가 승리의 향방을 결정하게 되고, 당 지지율이 높은 쪽이 유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절대 다수의 의석과 지방자치단체장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의 조직 동원력이 상대적으로 강한만큼 최종 결과는 투표함을 열어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여야 모두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