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연령 기준 낮아지나...법무부 검토 착수

한동훈 장관 “조속히 입법화”

경미한 범죄는 현행대로 소년부 송치

법무부가 촉법소년 연령을 하향하는 소년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9일 법무부에 따르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전날 법무부 주례 간부 간담회에서 "촉법소년 연령 기준 현실화 관련 사안을 조속히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한 장관은 소년범죄 흉포화에 대응하기 위해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낮추는 것뿐 아니라, 소년범 선도와 교정 교화 적절 여부 등에 대해 관련 본부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촉법소년이란 범죄 행위를 저지른 만 10∼14세 청소년을 뜻한다. 형사미성년자인 이들은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된다. 처벌보다는 교화가 효과적이라는 소년법의 취지에 따라 형사 처벌 대신 사회봉사,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처분 등의 보호처분을 받는다.

최근 들어 청소년 강력사범들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잇따르며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청의 '최근 5년간 촉법소년 소년부송치 현황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살인, 강도, 강간·추행, 방화, 절도 등 강력 범죄를 저질러 소년부에 송치된 촉법소년은 3만5390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 추이를 보면 ▲2017년 6286명 ▲2018년 6014명 ▲2019년 7081명 ▲2020년 7535명 ▲2021년 8474명으로 증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촉법소년 상한연령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12세 미만으로 하향 조정하고, 주취범죄를 양형 감경요소에서 제외하겠다고 공약했다. 법무부 또한 앞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법무부는 다만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반대하는 여론 등을 고려해 다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신중하게 관련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한 장관은 촉법소년 연령을 하향하더라도 여전히 죄질이 가벼운 사안은 소년부 보호처분도 가능한 만큼, 청소년 전과자를 양산한다는 오해가 없도록 정책 추진 과정에서 내용을 정확히 알려야 한다고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과천청사에서 만난 취재진에도 "강간이나 강도 등 흉포화하는 소년 강력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라며 연령 하향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한 장관은 처벌 강화가 범죄 예방의 근본적 해결 방안은 아니라는 외부 지적에 "지역사회의 노력이나 교육, 복지 같은 게 근원적 해결책"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그동안 없었던 처벌의 가능성을 만드는 것이 어느 정도 범죄 예방 효과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