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英 공식반응은 英외무장관과 주한 英대사 반응"
野김경협 "박진, 책임져라" vs 박진 "野해임안 동의 못해"
與김석기 "尹, 바이든과 3차례 만나 1조6천억 투자 유치"
與김석기 "기시다, 주관행사 기념사진 안 찍고 尹 기다려"
與김석기 "MBC, 한미 이간해 대통령 끌어내리려는 시도"
◆…박진 외교부 장관이 4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외교부·한국국제협력단·한국국제교류재단·재외동포재단·한·아프리카재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정감사 첫날인 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윤 대통령 해외순방 성과에 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윤석열 대통령 자막사건'과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놓고 충돌했다. 외통위 국감은 박 장관에 대한 퇴장, 소위 '대통령 자막 영상' 재생 여부를 놓고 개의 30~40분 만에 두 차례 정회했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영국에서 한국 외교를 칭찬했다는 정부와 여당 측 주장에 대해서 실제로 영국 BBC가 어떻게 방송하고 있는지 소리를 넣어 틀어달라"며 '자막 사건'을 희화한 영국의 시사풍자 프로그램 영상을 재생했다. 이어 박진 외교부 장관을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장관"이라고 칭하며 "저 영상이 영국에서 우리 한국 외교를 칭찬하시는 것으로 보이시느냐"고 물었다.
박 장관은 "BBC 시사풍자 프로그램으로 보인다"면서 "영국의 공식적인 반응은 시사풍자 프로그램이 아니고 영국의 외무장관이나 주한 영국 대사가 한 이야기가 영국의 공식적인 반응"이라고 맞받았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자막사건'을 풍자한 BBC 시사풍자 프로그램 영상을 재생했다. [사진=국회방송 영상 캡처]
김경협 의원은 영국 외무장관과 주한 영국대사의 공식 반응을 "외교상의 의례적인 인사말"이라며 BBC 시사풍자 프로그램이 "실제로 영국의 여론이고 영국 국민들이 보는 반응이다. 아마 전 세계가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완전히) 조율이 안 된 상태"에서 "'한미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을 흔쾌하게 합의했다'고 김태호 국가안보실 1차장이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193개국의 대표단이 참석한 유엔총회는) '다자 외교'이기 때문에 정식으로 회담할 수 있는 여건은 안 됐다"고 언급했다. 유엔총회에서 미국이 정식 양자회담을 한 국가는 영국과 필리핀뿐이고, 약식회동을 한 국가는 우리나라와 일본 프랑스뿐이라는 것이다. 박 장관은 "중요한 문제를 대화할 수 있는 만남을 갖는 것이 좋겠다고 한미 양측이 협의하고 있었고 한일 간에도 원칙적으로 만나시는 것에 대해서는 합의돼 있었지만, 시간과 장소는 끝까지 조율했다"고 말했다.
김경협 의원은 "외교 실패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고 외교 수장으로서 우리 박 장관께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냐"고 따졌다. 박 장관은 "이번 야당의 해임건의안에 나온 내용을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 외교부로서는 한미·한일 정상회담, 영국 여왕 조문, 이번 순방에서 캐나다를 비롯한 유엔총회 행사 이 모든 것이 의미 있고 성과 있게 진행됐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맞섰다.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이 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대한 영국, 미국, 일본의 공식반응을 강조했다. [사진=국회방송 영상 캡처]
그러자 '한일의원연맹'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석기 의원이 "제가 이번 대통령 외교 순방에 대해서 간략히 제가 파악한 대로 정리를 한번 해보겠다"고 나섰다.
김석기 의원은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의 조문을 가셨다. 장례식에 정중히 참석했고 새 국왕을 만나서 조의를 표했다. 그 조문록에 서명을 마쳤다. 영국 외교장관은 영국 정부를 대표해 '각별히 한국민의 따뜻한 마음과 위로에 영국 국민이 크게 감동했다'고 언급했다. 주한 영국대사는 '대통령 내외분의 영국 방문을 통한 조문이 영국 국민에게 큰 위로가 됐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조문 없는 조문 외교'라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석기 의원은 이어 "우리 대통령께서 바이든 대통령을 펀드 행사장에서 48초만 만난 게 아니다. 영국에서도 만났고 뉴욕의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 행사에서도 만났고 바이든 대통령 주최 리셉션에서도 만났다" "세 차례 만나 양 정상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금융정상화 협력, 북한 도발 관련 확장 억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매우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 미국 측도 '런던과 뉴욕에서 한미 정상이 만나 매우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얘기했다"며 "이게 왜 참사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뿐만 아니라 우리 대통령께서는 미국 순방을 통해 반도체, 전기차 등 첨단산업 분야 7개,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총 1조 6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해 왔다"며 "그리고 미국 부통령도 '양 정상 간에 중요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직접 공개적으로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콘퍼런스 빌딩에서 한일 정상 약식회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한일정상 약식회담과 관련해서도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한일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정상이 만날 수 없는 환경이었다. 3년 만에 양 정상이 만났다는 자체가 의미가 있다. 양국이 갖고 있는 관심사항에 대해 30분간 진지하게 충실한 내용을 얘기했다"며 "제가 지난주에 일본에 가서 만난 정치인들, 정관계 관계자들 모두 '양 정상의 뉴욕에서의 만남에 매우 유익하고 큰 의미가 있었다'고 분명히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시다 총리는 우리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그 장소에 오기 위해, 자기가 주관한 행사를 서둘러서 마치고 행사 기념사진도 안 찍고 시간이 없으니까 빠져나와서 우리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시다 총리가 우리 대통령을 기다려서 정중히 맞아서 30분 동안 양국이 필요한 이야기를 다 나눴다"며 "실제 기시다 총리는 어제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해 매우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한 바가 있다"고 강조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부시 방한 반대, 이명박 심판'을 위한 촛불집회가 열린 2일 오후 청계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김경협 의원을 향해 "BBC가 그런 방송을 하게 된 것은 바로 MBC가 내용을 왜곡한 엉터리 방송을 세계만방에 뿌렸기 때문이다. 외신들이 그걸 인용해 저런 택도 없는 얘기를 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MBC에 큰 책임이 있다"며 "MBC는 ▲우리 대통령께서혼자 말을 하는 걸 녹취했다. 다른 외국인이나 외신이 들은 것도 없는 걸 가지고 '(미국) 국회'와 '바이든'이라는 자막을 붙여서 세계만방에 공개했다. 이걸 미국 백악관에 보냈다. 백악관이 그걸 보고 '한미 관계는 아무 이상이 없다'는 답을 보내줬는데 MBC는 그 답은 공개를 안 했다"고 비판했다.
김석기 의원은 "없는 자막을 날조해서 미국 백악관에 보내는 의도가 무엇이겠는가. 아무도 모르는 내용을 대한민국 MBC가 만들어내 세계만방에 뿌리고 (MBC보도에 기반한 외신보도를) 인용해서 백악관에 갖다주고 '윤 대통령이 바이든 욕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일이 있을 수가 있는가"라며 "해리스 미 부통령은 우리 대통령을 만났을 때 'MBC 내용이 가짜뉴스'라고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MBC의 이번 행태를 보고 '광우병 폭동'을 연상한다. 여러분 기억하시지 않는가. 당시 '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면 국민들이 죽는다','대통령이 미국산 소고기를 수입해 국민을 죽이려고 하니 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했다"며 MBC를 향해 "왜 한국과 미국을 이간시키려고 이렇게 하는 겁니까. 결국은 대통령이 미국과 거리가 멀어지게 만들어서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시도가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박 장관은 "대통령이 행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혼잣말로 한 사적 발언이 이렇게 정쟁이 되고 국력이 낭비되는 것에 대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한미 관계는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나 해리스 부통령이 이야기하신 것처럼 지금 대단히 견고하고 또 강화되고 있다"며 "내년에는 특히 한미 동맹 70주년이기 때문에 한미 양국 간 새로운 포괄적 전략적 관계를, 동맹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