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 사진=전재수 의원실 제공
친일 인물 관련 국가등록문화재에 친일 행적을 고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수차례 제기됐으나 문화재청의 대처는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14명의 가옥과 물품 등 총 22건(49점)이 정부가 관리하는 국가등록문화재에 포함되어 있다.
전재수 의원실은 "이들 문화재에 지난 10년간 약 4억30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예산은 총독부의 창씨개명 정책에 협력했던 소설가 이광수의 별장 터, 친일 조소 작품을 제작하고 일제 사상교화단체에서 미술을 지도했던 윤효중의 최송설당 상 등 친일 인물의 문화재를 유지·보수하는데 쓰였다.
문화재청의 ‘문화재 국가등록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친일 논란 인물과 관련된 문화재는 문화재적 가치와 해당 인물의 공과, 역사적 교훈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등록을 보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이미 등록된 친일 인물 관련 문화재의 관리에 대해서는 별도 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문화재청은 홈페이지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 관련 문화재들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마저도 누락된 건이 있다고 의원실 측은 설명했다. 일제 어용단체 조직 및 친일 영화 제작 독려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등록된 안종화 영화감독의 영화 ‘청춘의 십자로’는 문화재청 홈페이지에서 친일 행적 안내가 누락되어 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전시 중인 ‘독립신문 상해판(2020)’도 친일 내용이 일체 언급되지 않고 있다.
전재수 의원은 “친일 인물과 관련된 문화재가 보존 가치에 따라 국민의 세금으로 관리되고 있는 만큼, 친일 행적에 대한 사실을 분명하게 고시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문화재청이 관련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