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을 받은 현장에 차량이 불타고 있다 <사진 로이터>
러시아가 '푸틴의 자존심' 크림대교 폭발의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한 이후 수도 키이우 중심부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도시 곳곳에 미사일 공습을 감행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재보복을 공언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어 우크라이나 주변의 긴장도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0일 오전 8시 15분께(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미사일 공습으로 큰 폭발이 여러 차례 일어나 사상자가 여러 명 나왔다며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최대 공습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키이우 공습은 지난 8일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가 폭발로 일부 붕괴한 지 이틀 만이다.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 중부 드니프로 등 다른 주요 도시에도 공격이 감행돼 크림대교 폭발에 따른 러시아의 보복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우크라이나 당국을 인용, 이번 공습으로 전국적으로 최소 14명이 숨지고 97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리비우와 폴타바, 수미, 테르노필 등 최소 4개 지역 수십만 가구의 전기공급이 중단됐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이번 러시아의 공습에 순항미사일 84기와 무인기 24대가 사용됐으며, 우크라이나군이 공중 목표물 56개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서비스(SES)는 이날 키이우에서만 30회 이상의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폭격을 받은 키이우의 셰우첸코 지구는 우크라이나 정부 청사 등이 자리한 유서깊은 지역이며 키이우 도심에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SBU) 본부가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크림대교 폭발에 대한 보복조치로 키이우 심장부 등을 폭격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공습 사이렌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미사일 타격이 있고, 불행히도 사상자들이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를 파괴하고 완전히 말살하려 하고 있다"라며 "자포리자의 집에서 잠자고 있던 우리 국민을 죽이고, 드니프로와 키이우에서 출근한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고 러시아를 맹비난했다.
우크라이나측은 이번 공습과 관련, 러시아를 맹비난하며 '복수'를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적들은 우리 땅에 몰고온 고통과 죽음에 대해 벌을 받을 것이다. 우리는 복수할 것"이라고 적었다.
키이우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은 70여 일 만이다. 러시아는 지난 7월 28일 키이우를 미사일로 폭격해 당시 러시아는 키이우 지역 비시고로드의 기반시설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도시 곳곳을 폭격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번 공습에 대해 "이것은 러시아 문제가 무력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문명세계에 보내는 또 다른 신호"라고 말했다.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으로 인한 여러 차례 폭발이 일어난 가운데 소방관들이 차량 등에 붙은 불을 끄고 있다. <사진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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