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 신고 "사람들이 밀어서 통제가 필요할 것 같다"
경찰 "인파가 너무 많아서 들어가기 어렵다"
경찰 100여명, 심각성 인지했는데도 미통제 의문
경찰청장 “112 신고 다수에도 현장 대응 미흡"
◆…아프리카TV BJ 꽉꽉(본명 곽혜인)이 '이태원 압사 참사'가 벌어진 지난달 29일 오후 9시16분 파출소에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이태원 압사 사고가 벌어지기 1시간 전 현장에 있었던 BJ(방송진행자)가 인파가 너무 많아 인근 경찰서를 찾아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9일 오후 9시경 아프리카TV BJ 꽉꽉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다 인파에 휩쓸리면서 가방끈이 끊어져 소지품을 분실했다. 이후 오후 9시 16분경 이태원역 부근에 있는 파출소를 찾아 "(길 건너편을 가리키며) 저기 안에서 가방을 잃어버렸다"며 "사람이 너무 많아 사고가 날 것 같다. 반 정도 들어갔다가 밀려서 다시 나왔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지금 인파가 너무 많아서 찾기 힘들다.저희도 지금 들어가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꽉꽉은 "저기 통제가 필요할 것 같다. 사람들이 밀어서 중간에 다칠 것 같다”며 거듭 사고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통제를 요청했다.
파출소에서 나온 꽉꽉은 "이태원에서 방송 못 하겠다. 깔려 죽는다. 아까도 앞에서 몇백 명의 사람이 밀려와 끼어서 그냥 휩쓸려 내려왔다"라며 방송 진행을 포기하고 집으로 향했다.
당시 꽉꽉이 파출소에 분실 신고를 하러 간 시각은 29일 오후 9시 16분으로 사건 발생 약 1시간 전이었으며 이태원파출소는 사고 현장에서 불과 100m 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압사 사고가 나기 전 오후 8~9시경에도 엄청난 인파로 인해 큰 혼잡을 빚었다는 사실을 꽉꽉이가 찾아간 경찰서도 이미 인지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당시 현장에 경찰이 100여명이 있었는데 왜 통제를 안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윗선에 보고했는데도 통제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온 게 아닌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편 윤희근 경찰청장은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태원 사고 관련 경찰청장 브리핑’을 열어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에 현장의 심각성을 알리는 112 신고가 다수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신고 내용을 보면 사고 발생 이전부터 많은 군중이 몰려 사고의 위험성을 알리는 급박한 내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112신고를 처리하는 현장의 대응은 미흡했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