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일본은행 총재 "향후 수익률곡선통제 정책 변경 가능"

일본은행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국채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을 향후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면서도 당장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2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구로다 총재는 의회에서 "물가상승률 목표 2%를 달성하면 YCC 정책을 좀 더 유연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비둘기파 성향 구로다 총재의 2번째 임기가 끝나는 내년 4월, 일본은행이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조정할 가능성을 시장에 내보인 것이라고 로이터가 풀이했다.

9월 일본은행 의사록에 따르면, 정책 위원들은 물가상승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으며 이 가운데 한 명은 초완화 통화정책을 끝낼 출구 전략을 내보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은행은 단기 금리를 마이너스(-) 0.1%로, 10년 만기의 장기 국채금리를 0%에 맞추기 위해 시장에서 거래되는 수익률 높은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 9월 22일 회의에서 YCC를 유지하기로 했고 구로다 총재는 "2~3년 동안 낮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의 이 결정은 금리를 올리기엔 너무 많은 부채 때문으로 보인다. 일본의 부채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54%로 총액은 1경2000조원이 넘는다. 따라서 금리를 올리게 되면 부채 이자도 커지게 돼 부채가 더 늘게 된다.

구로다 총재의 발언 뒤, 일본정부는 자국 외환보유고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미국 국채를 대량 매각해 얻은 달러로 엔화 방어에 나섰다.

일본정부는 지난 9월 22일, 24년 만에 처음으로 외환시장에 공식 개입한 데 이어 10월 21일과 24일에 비공개로 개입하는 등 세 차례에 걸친 개입 규모가 249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외환 보유고는 전 세계 2위로 9월 말 기준 1조200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 가운데 5분의 4가 미국 국채다.

의사록에 따르면, 대다수 위원들은 임금이 충분히 오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하기 위해 초완화 통화정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 9월 핵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0%로 8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화는 달러 대비 32년 만에 최저로 하락하면서 수입물가를 높였다. 이로 인해 일본은행이 초완화적 정책을 유지하기란 벅찬 상황이다.

또한 일본은행이 10년 만기 장기 국채금리를 최대 0.25%로 방어하기 위해 무제한 국채를 매입하겠다고 한 것도 YCC 그래프를 크게 왜곡시키는 등 부작용이 컸다.

한 위원은 "적절한 때가 오면 시장에 출구전략을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의 초완화 정책과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에, 달러/엔 환율은 14시 기준 0.50% 하락한 147.55엔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