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사진 로이터)
2일(현지시각) 러시아는 핵보유국 사이의 핵전쟁을 피하는 것이 첫 번째 우선순위라는 점을 밝혔다. 하지만 서방을 상대로 "대량살상무기(WMD)를 통한 무력도발을 자극하고 있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서방은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로 핵전쟁을 조장하는 발언의 수위를 계속해서 높여가고 있다고 지적하는 중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핵무기 '더티밤'을 사용하려 든다는 식의 주장을 펼쳐 비난을 사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핵보유국들이 무력충돌이라는 절벽으로 향하고 있는 중"이라며 "서방은 끔찍한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으니 대량살상무기를 통한 도발을 자극하는 것을 그만두어야만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 외무부는 "러시아의 국가 안보를 저해하려는 무책임하고 염치 없는 행동으로 인해 상황이 혼란한 가운데, 러시아는 핵보유국 사이의 군사적 충돌을 피하는 것이 시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러시아 측은 지난 1월 미국과 중국･영국･프랑스 등과 함께 5개국이 핵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공동선언문을 준수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군비경쟁을 지양하고 핵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1월 3일 핵보유국 5개국이 선언한 공동선언문을 이행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 한다"고 했다.
이 같은 외무부의 설명과 달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가 핵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도발성 발언을 수차례 씩이나 반복해왔다.
실제로 러시아군의 교리 또한 러시아의 영토가 위협에 닥칠 경우 핵무기가 사용될 수 있게끔 명시해놨다.
특히 지난 9월에는 푸틴 대통령이 직접 나서면서 러시아가 자국 영토를 수호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는 발언은 "과장이나 허언이 아니었다"고 밝혀 핵전쟁에 대한 긴장을 고조시키기도 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핵긴장이 고조되는 상황과 관련 미국을 지목해 "이미 일본에게 두 발의 핵폭탄을 터뜨려 전례를 만들지 않았느냐"며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