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범 "핵탄두 탑재한 단거리 발사체 더 위험"
김종대 "北, 오늘 밤이라도 전쟁 준비돼 있다는 신호"
김동엽 "北의 일방적 도발? 대응 대 대응 치킨게임"
부승찬 "남북관계 강대강이었던 이명박 정부 때와 상황 유사"
◆…3일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항 여객선터미널에서 주민이나 관광객이 여객선을 기다리는 가운데 TV에 북한 미사일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2022.11.3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도발 수위가 점점 공세적으로 치닫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3일 오전 7시40분쯤 평양 순안일대에서 1발을 포착한 데 이어 오전 8시39분쯤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추정 비행체 2발을 포착했다. 일본 방위성도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동해 상공을 비행하던 중 '소실'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전날에도 10시간 동안 4차례에 걸쳐 각종 미사일 20여발을 퍼붓고 동해상의 남북한 접경 수역에 설정된 '해상 완충구역'을 향해서도 100여발의 포격을 가했다. 이중 1발이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발사되면서 울릉군에 공습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울릉도에 거주하는 주민 최말희씨는 2일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서 "사이렌이 길게 울려 파출소와 북면사무소로 연락했는데 잘 모른다고 하더라. TV를 틀어서 알게됐다"며 "지진이 나면 학교 운동장으로 올라가라고 팻말은 붙어 있지만 탄도미사일이 날아오면 어디로 대피할지 몰라 집안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북한에서 계속 미사일을 쏘니까 주민들 모두 불안해한다. 대피소가 없으니 속수무책"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북한의 고강도 무력시위가 계속 이어지자 전문가들은 국지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반면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는 엇갈린 분석을 내놓았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군사적 대응과 대화 병행해야"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2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강대강 대치 국면으로 가면 북한은 물러서지 않을 것이고 긴장 국면이 지속되면 원하지 않는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진단했다. 국지전 가능성이 높아진 이유에 대해서는 "북한이 과거와 다르게 핵을 가졌다는 자신감의 기반을 두고 공세적으로 도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한미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 훈련이 진행 중인 2일 오후 경기도 오산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 전자전기 EA-18 그라울러가 비행하고 있다.2022.11.2 사진:연합뉴스
조 연구위원은 이같은 북한의 무력도발 이유로 양측간 의사소통의 부재로 인한 북한의 오판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2018년 평화 프로세스 이후 4년 동안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했다가 9월말부터 정례화로 전환해 정상화로 돌아갔다. 북한은 지난 4년간 군사훈련을 안했던 것에 익숙해져있다 다시 재개하니까 북한에 대한 위협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지금 한쪽이 움직이면 다른 쪽이 고강도로 대응하는 '티 포 탯' 주고받기 식으로 긴장상태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연구위원은 군사적 대화채널을 통해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키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은 긴장을 완화하는 조치도 같이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원하지 않는 충돌까지 갈 수 있기 때문에 군사적 대응과 함께 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하면 마치 큰일 날 것 같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 북한이 기존의 핵실험으로 자료를 축적한 다음 이걸 이용해 핵탄두를 만들어서 단거리 발사체에 장착하게 되면 이게 더 위험하다"며 "만일에 7차 핵실험을 한다면 다들 예상하는 시기에는 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 "평시 훈련 넘어선 굉장히 특이한 사항"
◆…사진: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방송 캡처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북한이 아주 대놓고 미사일을 쏘는 건 '오늘 밤이라도 전쟁할 수 있다''준비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 격화되고 있는 러시아에서도 하루에 23발 미사일을 쏘는 경우가 없다"며 "매 시간대에 북한 전역 모든 곳에서 미사일을 쏘았다는 것은 굉장히 특이한 사항"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평시 훈련의 강도와 범위를 넘어선 전례 없는 스펙터클이다. 거의 전쟁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미국 중간선거(11월 8일) 전에 7차 핵실험이 진행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주변의 지정학 정세 변동을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 단순히 미국의 중간선거가 핵실험을 하는 기준점이 될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당장 내일이라도 북한이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대비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 "'비질런트 스톰'대응하는 북한판 훈련"
◆…사진: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방송 캡처
반면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북한의 고강도 무력도발에 대해 "치킨게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당연히 북한의 도발이라고 표현하면 속시원하겠지만 개인적으로 놓고 보면 맞대응이다. 우리도 연합훈련하고 있고 북한은 미사일 쏘고 있다"며 "우려스러운 것은 이 치킨게임이 과연 어떻게 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세 발중 한 발이 NLL(북방한계선)을 넘어서 울릉도 방향으로 가다 동해 공해상에 떨어진 것은 오발일 수도 있고 의도적 오발일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어제(2일) 한 발이 NLL을 넘어왔기 때문에 자꾸 동해에 집중을 하고 있는데 '비질런트 스톰'이라는 훈련에 대응하는 북한판 전역의 훈련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다지 높지 않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기술적인 목적으로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것은 대단히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미국 중간선거(11월 8일) 전에 7차 핵실험이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도 "핵실험을 해서 뭔가 얻을 게 있어야 하는데 미국 유권자가 핵실험을 하냐 안 하냐에 따라서 성격이 바뀌냐"며 "만약에 하게 된다면 정치용 목적인데 미중 전략적 관계 속에서 미국을 곤궁으로 몰 수 있으면서 중국을 도와줄 수 있는 이런 카드가 돼야 되는데 그걸 쓰기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 "남북관계도 강대강, 영토 공격 우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배경에는 핵보유 인정과 군축 협상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때문이라고 분석하며 "긴장을 상당히 고조시켜 협상 테이블로 유도하기 위한 전략적 치밀함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정세를 비롯해 남북관계가 강대강으로 가다보니 영토에 대한 공격이 이뤄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이명박 정부 때의 상황(연평도 사태)과 유사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선 "정부의 판단은 지금 당장 핵실험이 이루어져도 이상할 게 없다는 입장"이라며 "미중 갈등이 첨예화되고 남북관계도 더 첨예화되는 상황이 핵실험의 적기가 아닐까라고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