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총재 "경미한 경기침체로는 물가상승 억제 못해"

유럽중앙은행(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경미한 경기침체로는 치솟는 물가를 막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3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라트비아 리가에서 열린 금융 콘퍼런스에서 ECB가 기준금리를 2연속 0.75%포인트 인상하자 유로존 생산량이 하락할 것이라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경기침체가 물가상승을 억제할 수 있을 거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제분석가들은 유로존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는 등 기록적인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7% 상승했다. 이는 1997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이다.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이후 올해 10월까지 12개월 연속 최고치를 기록 중.

블룸버그는 ECB 내 비둘기파와 매파 모두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며 오는 12월 열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에서 얼마 큼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밝혔다.

ECB는 지난 7월 2011년 7월 13일 이후 11년만에 처음으로 0.5%P 올려 '빅스텝'을 단행한 데 이어 지난 9월과 10월 두 달 연속 통상적인 규모의 3배인 0.75%P를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감행했다. 현재 ECB의 기준금리는 2.00%,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각각 1.5%와 2.25%이다.

시장은 ECB가 오는 12월에 0.75%포인트 인상을 다시 한번 단행해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에 맞출 거로 본다.

ECB 관계자들은 수년 동안 경기부양을 위해 매입한 5조 유로 규모의 채권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 논의하고 있다며 오는 12월 회의에서 양적긴축을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ECB 내 위원들은 기준금리가 경기를 부양하거나 제약하지 않는 중립 수준에 도달하기 전까지 양적긴축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며 "이르면 12월에 양적긴축이 시작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를 4연속 0.75%포인트 올렸으며 영국은행도 같은 수준의 인상을 단행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중앙은행들) 서로가 의식해야 한다"며 "잠재적 파급 효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