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휴일 맞아 지인들과 제천 캠핑장 방문
오후 11시쯤 긴급 상황 모른 채 취침...문자 확인 못해
자정 넘긴 30일 0시 14분에야 상황담당관과 통화
서울경찰청장도 3차례 전화 받지 않아
◆…윤희근 경찰청장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입장을 표명을 표명하며 사과하고 있다. 2022.11.1 사진:연합뉴스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제천의 한 캠핑장에서 참사 발생 사실을 모른 채 취침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발생 당시 윤 청장은 충북 제천시에 방문해 지인들과 등산 이후 오후 11시쯤 캠핑장에서 잠든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이 10월 29일 밤에 제천에서 경찰들과 캠핑장에 머물고 있었다"라며 "함께 캠핑 모임에 간 제천경찰서 소속 경찰들이 캠핑장을 예약하고 술과 음식을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긴급 상황을 모른 채 취침에 들면서 자정을 넘긴 30일 새벽 0시 14분이 돼서야 경찰청 상황담당관의 전화를 받고 참사 발생 사실을 처음 인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상황담당관은 오후 11시32분 윤 청장에게 인명 사고 발생과 관련해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확인이 안돼 20분 뒤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윤 청장은 받지 못했다. 결국 30일 0시14분에야 상황담당관과 전화통화로 상황을 보고 받은 윤 청장은 5분 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전화로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참사 당일 김 청장은 오후 9시에 광화문 시위 현장 모니터링을 끝내고 서울 강남구 자택에 머물고 있었다. 29일 오후 11시 36분에 이임재 전 용산서장의 전화를 받은 김 청장은 오전 0시 25분에 현장에 도착했다. 김 청장은 오후 11시 34분쯤 걸려온 이 전 서장의 전화를 3차례 받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이후 윤 청장의 상경으로 시간이 소요되면서 30일 오전 2시30분에서야 경찰청 지휘부 회의가 열렸다.
이상민 행안부장관 역시 상급자인 대통령보다 늦게 참사 소식을 인지해 보고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밤 10시48분 소방청 상황실이 행안부 상황실에 1단계 보고를 했다. 11시19분에는 행안부 상황실이 내부 공무원들에게 긴급문자를 발송했다. 이 과정에서 정작 이상민 장관에게는 문자 전송이 누락돼 이 장관은 11시20분야 참사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소방당국 보고를 통해 11시1분에 참사 사실을 보고 받았다.
경찰청은 현재 특별수사본부와 특별감찰팀을 통해 보고·지휘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이유를 밝힌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