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올해 전망치보다 0.7%포인트 낮은 2.4%로 제시했다. 연구원은 "금리 급상승과 민간 부채 부담의 실물 전이, 재정 역할의 딜레마 등이 세계경제 성장의 추가적인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하 KIEP)이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제시했다.
KIEP는 10일 '2023년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긴축과 파편화 속에 경기회복이 억눌릴 것"이라며 이 같은 전망치를 내놨다. 올해 세계 경제는 3.1%로 성장할 것으로 봤는데, 이는 종전 전망치(5월, 3.5%)보다 0.4%포인트 내려 잡은 수치다.
국가별(내년)로는 미국이 연 0.6% 저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5%다. KIEP는 성장에 부정적 요인으로 물가와 금리 부담에 따른 민간 경제활동 위축과 중간선거 이후 정치적 과정에 따른 정책의 제약 등을 들었다.
유로 지역과 영국은 각각 0%, 마이너스(-) 0.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하방 요인으로는 물가상승에 따른 구매력이 약화되는 부분이다. 공급망 차질, 투입비용 증가 등도 성장세를 제약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의 긴 여파에 시달 것으로 봤다. 일본은 1.5%의 낮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KIEP는 "수출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계저축과 기업수익에 기초한 내수 중심의 플러스 성장이 전망된다"고 했다.
신흥국 가운데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4.8%였다. 올해(3.4%) 전망보다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확산세 진정과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및 금융지원책 등이 성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KIEP의 진단이다. 인도는 외국인직접투자의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면서 5.6%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은 올해(2.7%)보다 낮은 0.6%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재정적자 누적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투자·소비 위축이 부정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KLEP 세계경제 전망)
내년 세계경제의 주요 리스크는
세계경제 성장에 발목을 잡는 주요 리스크로는 '금리와 민간부채'가 지목됐다. KIEP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자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정부뿐만 아니라 가계와 기업의 부채가 그동안 크게 확대됐다"고 했다. KIEP에 따르면, 주요 국가군의 부채(2020년)를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과 비교했을 때 선진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3%포인트·중국은 22%포인트 증가했다.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도 16%나 부채가 늘었다.
KIEP는 "미국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경기 하방에 대한 위험보다 물가 위험을 더 크게 평가해서 매우 빠른 속도로 기준 금리를 올리고 있다"며 "금리 인상이 급격한 민간 부채 확대를 보인 신흥국과 저개발국에 큰 부담이 되면서 추가적인 글로벌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재정의 딜레마도 리스크 중 하나다. 경기 침체를 방어하려면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데도, 국가부채를 관리하고 고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재정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주요국들은 2020년 한 해 동안 보건·경제 위기에 대응하고자 많은 돈을 풀었다. 2015~2019년까지 연평균 재정지출과 비교해 미국은 18.7%, 영국은 17.1%, 일본은 15.2%를 추가 지출했으며 한국도 이 비율이 4.5%에 달한다. KIEP는 "최근 영국정부는 확장적 재정정책인 감세안 등을 발표했다가 금융시장에 대혼란을 가져왔으며,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일부 남유럽 국가들 또한 자국의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무리하게 재정 확대를 추구할 경우 제2의 유럽발 재정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KIEP는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제20차 당대회, 미국의 중간선거,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주요 지정학적 사건들이 나타날 때마다 지정학 리스크 지수도 함께 등락을 거듭하고 있으며 금융시장 및 실물지표에까지 전이되고 있다"고 했다.
내년 세계 교역을 두고선 과거의 평균적인 증가 추세에서 다시 벗어나 저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세계 교역량(상품+서비스)은 2.5% 성장할 것으로 봤는데, 이는 지난 전망치(올해 4월)보다 1.9%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이다. KIEP는 "올해 세계경제의 핵심 문제 중 하나로 대두된 미국달러의 평가절상, 에너지·식료품 외에도 전 분야에 거린 인플레이션 압력, 그리고 상품 수입에 대한 수요 감소 예측 등은 세계 교역의 둔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