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국장, 러시아 대외정보국장과 비공개 회동 후 키이우 방문
러시아 대변인 "우크라이나, 협상 관련 수차례 입장 바꿔"
미 합참의장 "우크라이나 유리한 위치에 있을 때 협상 해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 국가들을 통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직접 협상 가능성에 대한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키이우 인디펜던트 보도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도 키이우에서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이 직접 협상을 원한다는 신호를 받았다”며 "비공개가 아닌 공개 회담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이 모스크바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와의 공개 협상은 상상할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는 9개월의 전쟁 기간 협상과 관련해 수차례 입장을 바꿔왔다"고 말해 공개 협상 제안을 부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만약 푸틴 대통령의 협상 제안이 사실이라면 15일 키이우를 방문한 윌리엄 번스(CIA) 국장으로부터 전달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번스 국장은 지난 14일 튀르키예에서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과 비공개 회동을 가진 뒤 키이우로 향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다.
일각에서는 협상 제안 배경에 최근 불리해진 전장 상황에다 침체된 경제 문제까지 겹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16일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통계청은 러시아의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동기보다 4% 감소했다. 이는 올해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감소세로 경제전문가들은 통상 GDP가 2분기 연속 역성장을 이어가면 ‘기술적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도 서방 제재로 위기에 빠진 러시아 경제가 동원령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심화되고 물가 상승도 자극할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전쟁이 9개월째로 장기화하면서 미국 내에서도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며 협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워싱턴 국방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언론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16일 CNN에 따르면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워싱턴DC 펜타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군을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완전히 몰아내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유리한 위치에 있을 때 협상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밀리 의장은 "크림반도를 포함해 러시아가 점령중인 영토에서 러시아군을 완전히 몰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이 군사적으로 전승할 확률은 높지 않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철수를 정치적으로 이끌어내는 정치적 해법이 있을 수 있다"며 협상을 거론했다. 밀리 의장은 "지금 러시아군은 전장에서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협상은 내가 힘이 강할 때 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정치위험 분석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이안 브레머 대표도 16일 "러시아군이 크림반도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완전히 철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어느 시점에서는 협상이 최선의 선택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이 굳건하고, 우크라이나군이 군사적으로 강한 위치에 있을 때 협상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고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