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페이스북(시진핑,카심 조마르트 나자예프)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중동 연구소 수석 연구원이자 킹스 칼리지 런던 라우 차이나 연구소 부교수인 알렉산드로 아두이노 박사는 호주국립대학교 아시아태평양 대학 크로포드 공공정책대학원 기고 논문을 통해 중국이 중앙아시아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훔치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으로 쇠퇴한 러시아의 영향력이 약화되면서 중국이 그 자리를 메꾸는 힘의 균형 축 이동 현상으로 규제로 인해 세계 무대에서 축소된 러시아의 위상이 중국의 중앙아시아 진출에 전례 없는 기회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19가 중앙아시아 5개국(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의 사회경제적 구조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매우 제한적인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국가의 GDP는 2022년 4.3%, 2023년 4.8%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강력한 회복을 보알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지난 1월에는 카자흐스탄이 시위로 몸살을 앓으면서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의 정정불안이 계속되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을 목표로 삼아 공격을 선동하는 아프가니스탄 호라산의 이슬람 국가의 위협이 대표적으로 일대일로(BRI)의 글로벌 확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시진핑이 코로나 19 이후 카자흐스탄 방문에 이어 다극화된 세계 질서에 대한 중국의 비전을 홍보하고 아시아와 중동에서 미국을 위시한 서구의 영향력 확장에 대응하기 위한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를 위해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를 찾은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2013년 시진핑이 아스타나 나자르바예프 대학에서 처음 일대일로를 선포했을 때 카자흐스탄은 카자흐스탄의 직권 세력은 외면했고 중앙아시아 또한 관심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지난 9월 아스타나 방문 시 시진핑을 마중 나온 것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아니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이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사회에서 고립된 러시아가 쇠퇴하면서 이 지역의 힘의 균형도 변화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러시아계 소수민족은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후 러시아 간섭의 잠재적 구실거리가 되었다.
그런데 시진핑이 토카예프와 회담에서 경제 및 안보협력을 거듭 강조하며 이웃 국가의 독립과 주권, 영토 보전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힘으로써 러시아의 개입 근거를 차단하려고 행동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라흐몬타직 대통령이 아스타나 중앙아시아-러시아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을 향해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존중하지 않는다”라는 전례 없는 폭탄 발언을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미국이 인도 태평양과 우크라이나에서 계속되는 전쟁에 관심의 중심을 옮기면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자신들을 지원할 힘을 찾아 동진 정책에 나서고 있고 중국은 이 틈을 노려 이들 지역과 직접 연결을 시도하고 있다.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연결하는 새로운 철도 프로젝트가 그것으로 이란 코카서스로 가는 철도와 연결, 내륙 국가인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해로가 열리게 된다.
이밖에도 일대일로를 따라 중국인 인력과 인프라를 보호한다는 중국 민간 보안회사(PSC)의 움직임, 그리고 SCO 연례 안보회의와 군사 장비 이동과 관련된 합동 국경 순찰 및 군사훈련 프로그램 등 세력 화장을 통해 서방을 질식시키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아직 성숙 단계에 접어들지는 못했지만 풍부한 자원과 유럽으로 연결되는 통로라는 점에서 한국의 역대 정부들도 이들 지역에 상당히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중국의 야욕이 가시화되고 있음에도 현 정부의 대응은 전혀 감지되지 않고 있어 우려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