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지와 다른 지역으로 배송 완료 표시에 의심
"실제 구매자만 쇼핑몰 리뷰 쓸 수 있다는 점 믿어"
"환불하려고 쇼핑몰 가보니 전 상품 솔드아웃 처리"
대구 백화점 직원, VIP 고객 상대로 명품 가방 사기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사진:로이터통신
명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고 싶은 심리를 이용해 명품 판매 사기를 벌인 판매자가 붙잡혔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2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40대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2017년부터 유명 포털 사이트 블로그와 스마트 스토어에서 백화점 상품권과 고가의 명품 가방을 판매해왔다.
1년여 전부터 선금만 받고 상품 배송을 미루던 A씨는 지난 7일 갑자기 블로그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스마트 스토어에서 팔던 명품 가방은 품절 처리한 이후 잠적했다.
경찰에 따르면 일부 피해자들은 당시 주문지와 다른 지역으로 배송이 완료됐다고 표시되자 A씨에게 배송을 문의했다. 이에 A씨는 시스템 오류라고 속이면서 이들을 안심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판매자와 연락이 두절되자 이를 수상히 여긴 피해자들은 메신저 단체대화방을 개설해 피해상황을 공유하면서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지난 12일 강원 원주지역에서 긴급체포됐다. A씨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는 약 100여명이며 이들의 피해금액은 175억원에 달한다.
A씨로부터 777만원짜리 가방을 주문해 사기를 당한 피해자 B씨는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신생 판매자도 아니었고 다른 매장보다 판매 가격이 15%정도 저렴"한 이유로 A씨 쇼핑몰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B씨는 해당 포털사이트 쇼핑몰 자체는 실제 구매자가 아니면 리뷰를 쓸 수 없다는 점을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구매평도 좋았고 꽤 오래 된 스토어였다"며 "해당 포털사이트 쇼핑몰의 네임밸류 자체를 믿었고 거기서 입점시킨 판매자에 대한 평들도 괜찮았다"고 회상했다.
피해자 B씨는 가방을 결제한 다음날 판매자로부터 가방 입고일에 대한 안내전화가 바로 왔다며 물건 입고 수량에 따라서 오더가 잘릴 수 있다는 안내까지 받아서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화번호를 알려주면서 문의가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나중에 해당 포털사이트 쇼핑몰에서 일정 시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구매 확정이 될 수 있는데 형식적인 거니까 크게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하면서 거듭 안심을 시켰다"고 덧붙였다.
피해자 B씨는 “연말까지 기다리기 조급해서 환불하려고 쇼핑몰에 가보니 전 상품 솔드아웃 처리가 돼 있었다. 의심이 들어 전화했더니 결번이었다”며 “순간적으로 사기라는 느낌이 들어서 검색했더니 이틀 전 피해자 카페까지 형성이 돼 있는 상태였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유명 포털사이트 자체를 너무 신뢰한 것 같다. 이렇게 고가의 사기가 발생할지 전혀 몰랐다”며 “고가는 매장 가서 실제로 보고 사는게 맞다”고 충고했다.
한편 대구에서도 명품 가방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고객을 속여 30억원을 가로챈 사건이 발생했다. 앞서 지난 6월 대구 대형 백화점에서 VIP 고객을 상대로 명품 가방을 60~70% 할인해서 살 수 있다고 속여 30억원의 금액을 가로챈 명품 매장 직원이 최근 1심 재판을 받고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고 대구MBC가 보도했다.
피해자들은 명품 화장품 사업부에 9년 동안 일한 직원의 이력을 믿고 돈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직원은 피해자들이 제품을 달라고 따지면 가짜로 작성한 이메일을 명품 업체에서 보낸 것처럼 속이기도 했다. 한 피해자는 2021년 5월부터 1년 동안 50차례에 걸쳐 5억9000만원을 보냈지만 제품은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