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官 출신'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정통 농협맨' 은행장 구도 갖춰
농협중앙회, 농협금융 지분 100% 보유... 중앙회장의 영향력 막강
농협금융 내 주력사인 농협은행엔 '농협맨' 이어가기 평가도 나와
◆…NH농협은행 본점 전경 ［사진=NH농협은행 제공］
23일 금융권과 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전날(2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임기가 만료되는 완전자회사 대표이사에 대한 추천 절차를 완료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석용 농협은행장 내정자, 윤해진 농협생명 대표이사 내정자, 서옥원 농협캐피탈 대표이사 내정자, 김현진 NH벤처투자 대표이사 내정자［사진=농협금융 제공］
임추위는 지난 한 달여간 종합적인 경영관리 능력과 전문성, 영업현장 경험 등을 중심으로 후보자를 압축해 왔으며, 심층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각 후보자는 회사별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임기는 2023년 1월1일부터 2024년 12월31일까지 2년이다.
이석용 농협은행장 내정자는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 농협은행 영업본부장 및 시지부장, 금융지주 이사회사무국장과 인사전략팀장 등 본부의 주요 보직과 일선 영업현장을 두루 경험한 융합형 리더로 인정받았다.
특히 금융지주회장이 외부의 정통 경제관료가 선임된 만큼, 농협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와 다양한 근무경력을 바탕으로 법인간 원활한 의사소통 및 시너지 창출에 있어 최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윤해진 농협생명 대표이사 내정자는 농협은행 신탁부문장, 시지부장 및 지점장, 농협중앙회 지역본부장과 상호금융 투자심사 및 여신 관련 업무전반을 두루 섭렵한 기업투자 전문가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내년 IFRS-17 도입을 앞두고 전략적 자산운용과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한 투자수익의 안정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기업금융 및 투자, 운용 등의 업무경험을 바탕으로 마케팅 능력까지 보유한 윤 내정자는 농협생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옥원 농협캐피탈 대표이사 내정자는 농협생명 마케팅전략부문장,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리스크심사본부장 및 기업금융, 여신 관련 주요보직과 농협은행 영업본부장 및 군지부장, 지점장 등 영업현장을 풍부하게 경험한 여신전문가로 통한다.
현재 농협캐피탈은 개인ㆍ기업금융 확대 및 신사업 발굴을 통한 양적성장과 수익성 제고, 리스크관리체계 고도화 등을 통한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데, 서 내정자는 여신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적임자로 평가된다.
김현진 NH벤처투자 대표이사 내정자는 약 20년간 ICT, 반도체, 소재부품, 바이오, 해외투자 등 다양한 투자 활동을 이어온 VC전문가로서, NH벤처투자의 수익을 창출하고 내실을 다짐으로써 중견 투자회사로의 도약을 이끌 수 있는 인재라고 입을 모았다.
올해 12월 31일자로 임기가 만료되는 이종백 사외이사는 연임됐다.
업계에선 중앙회 핵심 인사가 농협은행장으로 이동한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관 출신’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정통 농협인' 출신 농협은행장이 합치해 초거대금융기관인 NH농협금융을 이끌어가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역할 배분의 중심에는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있다. 최근 불확실한 금융환경 하에서 어떤 내우외환(內憂外患)에도 흔들리지 않는 균형감 있는 농협금융 경영이 가능하게끔 이번 인사에 농협중앙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반면 일각에서는 정치권 입김으로 정통 관료 출신의 지주 회장을 선택했지만 농협금융의 주력사인 농협은행만큼은 정통 농협맨 출신을 통한 조직장악력을 높이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농협금융은 2012년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로 독립적인 지위를 확보했으나, 실제로는 100% 모기업인 중앙회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