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硏 '부동산가격-가계 자산·부채 영향' 보고서
순자산 상위 40% 가구, 부동산자산 85.6% 소유
25~44세 가구, 금융부채 급증...재무건전성 악화 우려
◆…자본시장연구원 제공
부동산가격의 가파른 상승은 상위 가구의 부를 더 크게 늘림으로써 가계 간 부의 격차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동산시장 관련 정책적 관심을 ‘주거안정’뿐 아니라 ‘부의 분배’적 측면에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정화영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 연구위원은 26일 ‘부동산가격 상승이 가계의 자산·부채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자본연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가계의 부가 빠르게 늘어났으나 가구별 부의 증가 속도는 그 규모에 따라 불균등한 모습을 나타냈다. 2021년 기준 순자산 하위 60% 가구가 전체 부동산자산의 14.4%만을 소유한 데 반해 상위 40% 가구가 소유한 비중은 85.6%에 달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제공
부동산가격 상승이 가계에 미치는 영향은 세대별로도 크게 차별화된 모습이다. 주택 소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25~44세 가구는 최근 금융부채가 급증했다.
가구주 연령 그룹별 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을 보면 45~64세 가구는 완만하게 상승해 2021년 102%를 기록한 데 반해, 25~34세와 35~44세 가구는 상승폭이 확대되며 각각 144%, 133%까지 높아졌다.
25~34세 가구는 전·월세 보증금, 35~44세 가구는 주택 구입 및 임차보증금 마련을 위한 대출을 중심으로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진행된 가파른 금리 상승세가 재무건전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 연구위원은 “부동산가격 상승은 심화된 부의 격차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부는 소득에 비해 계층 간 이동성이 낮은 경향을 나타낸다. 이는 부의 측면에서 심화된 계층 간 격차가 고착화될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위원은 “부동산시장 관련 정책적 관심을 주거 안정의 측면뿐 아니라 부의 분배적 측면에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을 자산증식의 주된 수단으로 활용하는 우리나라 가계의 특성을 정책운영에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금융 취약성이 높아지지 않도록 유의할 것도 당부했다.
그는 “물가상승 압력에 대응해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가계대출 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금융환경의 긴축적 변화로 인한 주택 구입 부담 증가,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부동산가격 하락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택시장 충격이 실물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위험이 큰 만큼 주택시장의 전개 상황 및 위험요인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특히 금융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어난 25~44세 가구가 향후 재무건전성 악화로 경제의 취약고리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