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5.18 학살주범들의 후예 자처하며 독재정신이라도 받들겠다는 것인가"
"5.18정신을 부정하는 자유민주주의, 독재로의 퇴행 선언"
與 "5.18 생략, 文정권 시기 결정…野, 정략적으로 사실관계 호도 안 돼"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소속 국회의원과 당직자들이 지난 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단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4일 최근 교육부가 고시한 개정 교육과정에서 '5·18 민주화운동' 용어가 삭제된 것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5.18 정신 헌법 수록'을 약속한 것을 언급하며 "지킬 생각도 없는 말들로 국민을 우롱한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5.18 민주화운동 생략은 전 정부의 교육과정 개발기조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이 약속한 '5.18 정신 헌법 수록'은 어디 가고 5.18을 지우려 하고 있나"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임 대변인은 "'5월 광주'를 부정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직전 교육과정에서 5차례나 명시되었던 5.18 민주화운동을 교과서에서 들어내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5.18 학살주범들의 후예를 자처하며 독재정신이라도 받들겠다는 것인가"라고 따져물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5.18 정신 헌법 수록'을 약속했고,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여 '오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라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말하는 자유민주주의는 독재자 박정희의 한국적 민주주의인가. 아니면 전두환 신군부의 자유민주주의인가"며 "5.18정신을 부정하는 자유민주주의는 독재로의 퇴행 선언일 뿐이다. 권력의 힘으로 교과서에서 5.18민주화운동을 지울 수는 있어도 역사는 지워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는 이제라도 5.18 민주화운동을 교육과정에 다시 포함하고, 국민을 우롱한 처사에 대해 책임있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주(왼쪽부터), 박용진, 이용우 의원이 지난해 11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700만 삼성 주주 지킴이법!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 토론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 의원은 "윤 대통령이 작년 5월 광주에서 5.18 유족의 손을 맞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른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런데 광주를 향해 돌아오는 대통령의 진심은 무엇인가. 광주시 복합쇼핑몰 국비 예산은 '0원'이었고, 이젠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삭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5.18 민주화운동의 이름마저 남김없이 교과서에서 없어질 판"이라며 "광주를 향한 대통령의 진심은 바로 '삭제'였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민주주의 훼손은 더 이상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공정위를 통해 자행되고 있는 노동탄압, 전 정권을 상대로 계속되는 정치탄압에 이어 이제는 아이들이 배워야 할 민주주의도 없애고 있다"며 "민주주의는 삭제하고 호남은 배제하는 대통령의 구태의연한 보수 본색이 드러나고 있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아울러 "대통령에게 경고한다"며 "5.18 민주화운동을 교과서에서 삭제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전날 민주당 강득구·민형배 의원 등에 따르면 교육부가 고시한 2022년 개정 사회과 교육과정 초중고교 사회·역사·통합사회·한국사·동아시아사 교육과정에서 '5·18 민주화 운동' 단어가 한 차례도 나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모든 교과에서 '학습 요소' 항목이 생략됨에 따라 5·18 민주화운동을 비롯한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 서술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 與 "5.18 민주화운동 생략, 文정권 시기 결정돼"
반면 국민의힘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5.18 민주화운동 생략은 문재인 정부의 교육과정 개발기조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지난 문재인 정부 때 개발을 시작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대강화, 간략화 기조에 따라 '5.18 민주화운동'이 포함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2021년 당시 유은혜 교육부 장관 시절 '2022 개정 교육과정' 개발을 시작하면서, 학교와 학생들의 자율성 제고를 위해 모든 교과에 '학습 요소'라는 세부 항목을 생략했고, 이에 따라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건의 서술이 최소화되는 과정에서 빠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2021년 12월에 구성되어 역사과 교육과정을 개발한 정책 연구진의 최초 시안부터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오월 정신을 존중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정략적으로 사실관계를 호도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역사와 관련된 그 어떤 편향과 왜곡도 발생하지 않도록 바로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