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철 지난 색깔론으로 저열한 덫 놓아…음모론과 남탓하기 지긋지긋"
이재명 "합리적 문제제기마저 이적행위 매도…적반하장, 군기 문란"
주호영 "어떤 과정 통해 '비행금지구역' 침범 사실 알게 됐나…명백히 밝혀야"
하태경 "군 내부서도 의견 갈리는데…기밀정보 유출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6일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북한 무인기의 '비행금지구역(P-73) 침범 가능성'을 제기한 것 관련 여권에서 북한과의 내통설을 꺼낸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군 내 유출된 기밀정보를 입수한 것인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윤석열 정부가 며칠 전 김병주 의원의 가능성 제기를 '확정적으로 침투는 없다'며 이적행위로 몰더니 전날은 대통령실이 나서서 김 의원의 (무인기 침입 관련) 정보 입수 출처가 의심된다'며 음모론을 꺼냈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군 출신 여당 의원은 한술 더 떠 '민주당이 북한과 내통하고 있다는 자백'이라며, 철 지난 색깔론으로 저열한 덫을 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바이든이라 해놓고 날리면'이라 우기는 것도 모자라, 국가 안보의 치명적 허점까지 드러낸 책임자들이 악취 가득한 방귀 뀌고선 성내고 있는 격"이라며 "대통령실과 집권여당이 불리할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든 음모론과 남탓하기는 정말 지긋지긋하다"고 맹공했다.
이재명 대표도 "야당 의원의 합리적 문제제기마저 이적행위라고 매도하기까지 했다"며 "적반하장의 극치이고 이것이야말로 이적행위이자 군기 문란"이라며 "무능한 아군이 적군보다 더 무섭다는 말이 있다. 안보참사를 거짓말로 덮으려 했던 군 수뇌부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달 합동참모본부에서 보고한 비행 궤적을 토대로 은평·종로·동대문·광진·남산 일대까지 북한 무인기의 비행금지구역 침범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날 대통령실은 언론 브리핑에서 "야당 의원이 언론에 주장한 말은 당시 식별한 바로는 합참도, 국방부도 모르는 것이었다"며 "국방부도 합참도 모르는 정보를 어디에서 입수한 것인지 자료의 출처에 대해 당국에서 의문을 품고 있다"고 김 의원을 겨냥했다.
◆ 與 "군 내부서도 의견 갈리는데…기밀정보 유출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 원내대표는 "이번에 어떤 과정을 통해서 비행금지구역 침범한 사실을 알게 됐는지도 의문으로 남아 있다"며 "군 당국 내에서도 (무인기 침입을) 확인하지 못했는데 군 내에서 비밀정보를 입수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쪽에서 입수한 것인지 국민들에게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아울러 "(김 의원이) 한 30분만 연구하면 알 수 있다고 하는데 30분 연구해서 어떻게 알 수 있는지도 그 재주를 국민들에게 알려주면 좋겠다"고 비꼬았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오전 YTN라디오에서 "황소가 뒷걸음 치다가 쥐 잡는다는 얘기가 있듯 어쩌다 맞은 것이란 가능성이 있고 또 하나는 어떤 기밀정보 유출로 정보를 받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가세했다.
하 의원은 "지금 합참, 군 내에도 의견이 갈린다. 일부 레이더팀, 적외선 열상 장비팀도 있는데 팀마다 분석이 다르다. 어떤 팀은 '안 왔다'고 하고 '왔다'고 하는 팀도 있는데 거기서 정보 유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병주 의원이 상임위 때 국방부에서 내준 자료로 봤다고 하는데, 군은 실제 왔던 궤적을 준 게 아니라 일반적인 개념도 자료를 제출했다"며 "그 자료를 가지고 판단을 했다면 황소 뒷걸음질치다 찍어서 맞힌 것이고 아니고 정보를 받았다면 기밀 유출 건"이라고 지적했다.
김병주 의원이 지도를 보면 30분이면 알 수 있다고 한 데 대해 "그 30분이라는 말은 김 의원이 종로, 은평구, 광진구, 남산 이렇게 말했는데 남산만 해도 용산 바로 옆이다. 개념도가 이렇게 찍어 놓은 건데 그렇게 도시 찍어놓고 하면 누구나 30분이 아니라 30초라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게 실제 궤적이 아니다"며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자기가 그걸 그려서 맞혔다고 하면 말 그대로 찍어 맞힌 것"이라고 반박했다.
◆ 김병주 "황당해서 밤잠도 안 와…지도만 볼 줄 알면 알 수 있는 사항"
한편 김병주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서 "(여권에서) 마치 북한과 내통한 거 아니냐는 투로 얘기해서 너무나 어이가 없고 황당해서 사실 밤잠이 안 왔다"고 반발했다.
김 의원은 "이것은 지도를 볼 줄 아는 서울 시민도 알 수 있는 사항"이라며 "국방위에서 보고한 비행 궤적 자료를 일반 시민들한테도 보여줬더니 첫 번째 반응이 '우리 마을 종로를 지난 것 같다', '중랑구도 지났네', '남산 쪽으로 간 거 아닌가', 이런 의문이 생긴다고 얘기를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저도 보고받는 순간에 처음에는 서울 북부를 지난다고 (생각)했는데 지도를 유심히 보니까 은평구, 종로, 광진구, 남산도 지났고, 항상 비행금지구역을 늘 생각하고 있어서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을 연해서 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