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레인보우로보틱스에 589억원 유상증자 투자로 2대 주주
현대차, 미국 로봇 전문 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LG전자, 로봇 브랜드인 '클로이' 앞세워 포트폴리오 다각화
두산로보틱스, 국내 협동로봇 기업 최초로 '글로벌 톱5'에 진입
◆…AI Day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공개했다.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글로벌 로봇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1월 테슬라가 집중해야 할 주요 사업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지목하며 로봇사업이 전기차를 뛰어넘는 주요 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머스크는 지난해 9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공개하며 미국의 고질적인 노동력 부족을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테슬라뿐 아니라 아마존, 구글 등 정보통신(IT) 기업들도 뛰어들면서 로봇 시장이 ‘미래 먹거리’ 격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드는 미시간대학교에 자체 로봇 연구소를 설립해 산학 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아마존은 지난해 8월 로봇청소기 회사 ‘아이로봇’을 인수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알파벳(구글) 역시 2021년 로봇 사업을 위해 ‘에브리데이 로봇’을 분사했다.
미래학자 짐 데이토 교수는 2021년 12월 로봇 대담회 온라인 강연을 통해 "로봇과 인공지능의 발전은 중장기적으로 인간이 노동시장에서 대부분 밀려나는 완전실업사회를 향해 로봇발전을 경제성장의 도구만이 아니라 일에서 벗어난 미래의 삶을 만드는 새로운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UBO2는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세계최초로 상업화한 인간형로봇 플랫폼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홈페이지 홍보동영상 캡처
이런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뛰어난 로봇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휴머노이드 분야의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가 꼽히고 있다. 지난 2011년 카이스트(KAIST) 연구원들이 설립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로봇 개발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생산하고 있는 로봇 플랫폼 전문기업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가 올해 첫 투자 회사로 낙점하면서 더 유명해졌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에 589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참여하면서 지분 약 10.3%(194만주)를 보유한 2대주주가 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로봇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하면서 세계 최대 가전 및 IT전시회인 CES를 통해 '삼성봇 케어'·'삼성봇 에어'·'삼성봇 핸디'·웨어러블 로봇 '젬스'를 선보이는 등 로봇 사업 진출 의지를 대외적으로 드러냈다.
이번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투자로 산업계는 로봇사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BIS리서치는 전세계 웨어러블 로봇 시장 규모가 2020년 4억9000만달러(약 6000억원)에서 2031년 88억달러(약 11조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 로봇 산업에 가장 먼저 뛰어든 곳은 현대로보틱스다. 1984년 현대중공업 내 로봇 전담팀으로출발해 국내 최초로 자동차 제조용로봇, LCD(액정표시장치) 운반용로봇 등을 개발하며 로봇 기업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현대로보틱스의 매출 비중 90%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용 로봇은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산업용 로봇 기업 중 매출 기준 6위를 달성했다.
◆…DAL-e는 머리 부분에 장착된 2개의 카메라로 사람의 얼굴을 정확히 인식한다. 또한 개별적으로 제어되는 4개의 바퀴와 2개의 라이다로 장애물을 실시간 인지하고 자유롭게 전시장 내부를 이동한다 사진:현대그룹 홈페이지 캡처
현대차그룹도 2018년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을 출시하며 로봇산업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에는 약 1조원을 투자해 미국 로봇 전문 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사업을 본격화했다. 현대차그룹은 서비스 로봇 'DAL-e(달이)'를 지난해 1월 공개하고 자동차 영업 현장에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의 선두주자인 LG전자 역시 로봇개발에 적극적이다. LG전자는 지난 2003년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로봇청소기 '로보킹'을 출시하며 로봇산업에 뛰어들었다. 2017년 산업용 로봇 개발 기업 '로보티즈' 지분 인수를 비롯해 미국 로봇개발업체 '보사노바 로보틱스' 등 로봇 스타트업에만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하며 로봇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했다. LG전자는 로봇 브랜드인 '클로이'를 앞세워 서브봇, 셰프봇, 바리스타봇, 살균봇 등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로봇산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팔레타이징 작업을 수행 중인 H시리즈 사진:두산로보틱스 홈페이지 캡처
두산은 2015년 두산로보틱스를 설립하면서 로봇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협동 로봇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협동로봇 기준 연간 판매량 1000대를 돌파하면서 국내에선 2018년부터 줄곧 국내 협동로봇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이다. 최근 북미, 서유럽 등 해외 판매 비중이 70%까지 늘면서 국내 협동로봇 기업 최초로 '글로벌 톱5'에 진입한 상태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로봇산업정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각국은 국가적 의제로 로봇산업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연구개발(R&D)과 상용화를 적극 지원하는 추세다. 정부 역시 국정 핵심 과제 중 하나로 로봇 산업 강화를 강조한 가운데 중장기 로봇 전략을 짜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12대 국가전략기술을 선정해 육성하는 ‘국가전략기술 육성 방안’을 발표하며 그 중 하나로 ‘첨단로봇·제조’를 포함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