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정치적 억측을 바탕으로 근거 없는 곡해 지양"
신평 "국고에서 받은 금전은 반환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
홍준표 "한번 튀어 보려는 혼자 생각하고 발표한 것"
이재오 "대통령, ‘나경원 (당대표) 안 된다’ 잘라버린 것"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위원회 신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1.5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8일 저출산 대책으로 내놓은 ‘출산 연계 대출금 탕감’ 정책에 대해 대통령실이 공개적으로 전면 부인한 것을 두고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에 대해 십분 이해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사안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에 대해 십분 이해한다. 어떤 정부 정책이든 완성하고 결정해나가는 과정은 결코 간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나 부위원장은 5일 저출산고령사회위 신년간담회에서 ‘출산 시 대출 원금 일부 탕감’ 지원 정책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통령실은 “본인의 의견이다.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며 이례적으로 반박하며 선을 그었다.
그는 “아직 정책적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며 당장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 또한 아니다”며 “기자 간담회 현장에서도 추후 검토하고 담당 부처와 협의할 생각임을 명확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권 일부 인사들이 저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따른 향후 유불리 계산에 함몰돼, 이번 사안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이번 이슈를 정책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의 프레임에 가두고 억측을 바탕으로 근거 없는 곡해를 하는 일은 지양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나 부위원장이 내놓은 저출산 대책 방안을 두고 여권 인사들도 질타를 쏟아냈다.
김기현 국민의 힘 당대표 후보자의 후원회장을 맡은 신평 변호사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직책이 장관급이라는데, 3월에 있을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의 가장 선두주자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당대표 선거 쪽을 저울질한다는 추측이 무성하다"고 밝혔다.
신 변호사는 "그는 지난 10월에 그 직책에 임명됐다. 그런데 근 3개월 만에 어제 저출산 대책을 발표했다. 그 골자는 '출산시 대출 원금 일부 탕감' 구상이다. 완전히 뜬금없는 말"이라며 "근본적인 대책은 놓아둔 채 뜬금없이 부채 탕감을 저출산의 대책으로 그는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안일하고 무능한 인식에 우선 놀라고, 또 여러 사정으로 미루어 그가 위원회 안의 실무직원들과의 상의나 관련 부처와의 협의 없이 혼자의 즉흥적 의견을 툭 던지는 식으로 말했으리라는 점에서 또 놀란다"며 "어떤 면으로는 지금 한국 사회 일부 얼빠진 고위공직자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절망적인 느낌조차 들 정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야박한 말이지만, 그는 지난 3개월 정도 그 직책에 있으면서 전혀 한 일이 없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국고에서 받은 고액의 금전은 반환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고 직격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나 의원을 겨냥해 "최근 윤 정권 저출산 대책 부위원장이 대통령실과 조율 없이 좌파 포플리즘적 출산 장려 정책을 발표했다가 대통령실이 이를 즉각 아니라고 부인한 것은 윤 정권은 좌파 포플리즘 정책은 배격한다고 선언한 것을 모르고 그런 정책을 발표했거나 한번 튀어 보려는 혼자 생각하고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그런 정책 발표는 집행 책임 없는 국회의원 때나 가능한 것이지 정부 관료로서는 지극히 부적당한 것이다. 정부의 신뢰를 추락시키기 때문이다"며 "대통령실의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6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공직자 자세가 그러면 안된다. 부위원장은 장관급이다"며 “자신이 맡은 엄무도 많이 있다. 공직자가 공직에 충실해야지 다리는 공직에 걸쳐놓고 맨날 당 행사하는 모임에 가서 마이크나 잡고 그러면 임명권자를 욕보이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공직에 있는 동안에는 당에 얼씬도 안 한다고 해야 했다. 중견 정치인이라면 태도가 분명해야 한다"면서 "탕감 이야기를 하려면 사전에 물어보고 해야 하는데 정부랑 협의도 안 하고 불쑥 이야기 하면 그것도 말이 안 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에서 일거에 ‘당신은 안 된다’라며 잘라버린 것이라며 이것은 대통령 뜻”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