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방출해 호흡기나 심혈관 질환 영향
미국 내 소아 천식 12% 이상이 가스레인지 사용이 원인
컨슈머리포트, 질소산화물 가스 검출에 전기레인지 사용 유도
◆…자료사진:로이터통신
미국 정부가 실내 공기 오염에 대한 우려로 가스레인지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블룸버그 통신·CNN에 따르면 최근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가스 연소로 발생하는 이산화질소 등의 이유로 가스레인지 판매 금지 등의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리처드 트럼카 주니어 위원은 "숨겨진 위험"이라며 "모든 옵션이 다 검토중이다. 안전하지 않은 제품은 금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빠른 시일내 가스 레인지의 위험 문제와 관련한 의견을 공개 수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가정의 40%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가스레인지의 위험성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 2022년 1월 스탠퍼드대학교 연구진은 가스레인지가 꺼진 상태에서도 온실가스인 메탄과 질소산화물이 새어나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바 있다.
미국 환경보호국와 세계보건기구는 가스레인지가 연소하면서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미세먼지 등을 방출하기 때문에 호흡기나 심혈관 질환과 관련돼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달에 발표된 '국제환경연구·공중보건저널' 보고서에서는 미국 내 소아 천식의 12% 이상이 가스레인지 사용에 따른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인 브래디 실즈는 "지난 50년간 가스레인지가 건강에 나쁘다는 연구가 있었으며, 가장 강력한 증거는 소아 천식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스 사용이 집 내부의 실내 오염을 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에너지 연구기관인 PSE 헬시에너지 연구팀도 가스 레인지에서 배출되는 가스 중 백혈병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발암물질인 벤젠이 99%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미국 환경건강위험평가국(OEHHA)은 벤젠의 8시간 노출권고 기준을 0.94ppbv로 제시했다. 만약 이 권고 기준을 초과하면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경고했다.
미국 유력 소비자 매체인 컨슈머리포트는 지난해 10월 실시한 성능 테스트에서 높은 수준의 질소산화물 가스가 검출되자 가스레인지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에게 전기레인지 사용을 권고하기도 했다.
주·지역 정책 입안자들은 기후 변화를 악화시키는 메탄 등 기후 온난화 배출 물질을 줄이려는 노력으로 건물의 천연가스 사용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거의 100개의 지역에서 화석 연료 사용을 금지하는 장려 정책을 채택했다. 뉴욕 시의회는 2021년 7층 이하 신축 건물에 올해 말까지 천연가스 연결을 금지하기로 의결했다.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는 지난해 9월 만장일치로 2030년까지 천연가스 히터와 온수기 판매를 금지하기로 의결했다.
반면 가스레인지 제조업체 등이 포함된 가전제조협회는 어떤 레인지를 사용해도 조리과정에서 유해한 부산물을 배출된다는 입장이다.
가전제조협회는 "논의해야 할 것은 특정유형의 기술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환기"라면서 "특정 조리기구를 금지한다고 해서 실내 공기 질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지는 못한다. 요리할 때 (환기를 위해) 후드를 켜는 등 행동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