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동맹 심각한 균열"
"동북아 지역에 연쇄적인 핵무장 촉발"
정청래 "한미원자력협정 위반시 美, 가만히 있지 않을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13일 윤석열 대통령이 자체 핵무장론을 언급한 데 대해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우려를 표하며 '한미가 공동으로 추구할 것은 확장억제능력 강화'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경솔한 안보 포퓰리즘에 한미동맹이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자체 핵보유' 발언에 미국 정부가 서둘러 보낸 경고"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과 사전에 전혀 조율되지 않은 돌출적인 발언임을 보여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 대변인은 "대한민국의 자체 핵보유는 동북아에 핵무장 도미노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가 수용할 수 없다"며 "미국 정부로서는 핵을 보유하겠다고 세계를 향해 공공연하게 외치는 윤석열 대통령을 과연 신뢰할 수 있는 동맹으로 함께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동북아 전체를 일촉즉발의 화약고로 만들어 얻을 이익은 없다. 또한 북한의 핵보유를 사실상 용인해주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동북아의 핵보유 경쟁은 대외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에 감당하기 어려운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말폭탄이 핵폭탄보다 더 무섭다는 사실을 인지하길 바란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자체 핵무장 가능성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보를 책임져야 할 대통령께서 말폭탄으로 안보를 위태롭게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북한이 핵무장을 시도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았고, 지금 쌀이 1년에 50만 톤 부족하냐, 100만 톤 부족하냐 하면서 식량난을 겪고 있다"며 "핵무장이라고 하는 것이 그렇게 쉽게 말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미동맹에도 심각한 균열을 가져올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주제이고, 실현 가능성도 전혀 없는 사안"이라며 "동북아 지역에 연쇄적인 핵무장을 촉발할 것이라서 결코 국제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자체 핵무장론은 사실상 한미동맹을 깨자는 것이고, 사실상 반미투쟁"이라며 "반미투쟁인가, 반미투정인가, 아니면 전쟁 불사론인가. 아무리 좋은 전쟁도 나쁜 평화보다 못하다"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유엔에서 합법적으로 인정한 핵보유국은 유엔안전보장상임이사회 5개국밖에 없다.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하고 유엔 경제제재도 불사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핵무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냥 핵무기가 아니라 핵물질, 핵시설 그리고 핵탄두, 핵 운반수단, 핵과학자 이 모든 것을 포함해서 핵무기라고 얘기한다"며 "우리가 핵물질 만들 수 있나.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파이로프로세싱, 고농축 우라늄, 고농축 프로토늄 추출할 수 있나. 실험할 수 있나. 이것 한미 원자력 협정에서 못 하게 돼 있다. 한미원자력협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가만히 있겠나. 핵실험 지하벙커 건설, 핵탄두, 운반수단, 탄도미사일 이런 것 우리가 만들 수 있나. 핵 과학자들 소집해 핵무기 제작하라, 이렇게 명령할 수 있겠나"라고 따져물으며 "이 중 한 가지만 실행하거나 실행할 움직임을 보여도 미국은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언론보도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도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한 질문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고, 이는 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말로 '한국의 핵 보유'는 불가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비공개로 국방부 업무보고를 받은 뒤 마무리 발언에서 "(북한의 핵도발 관련) 문제가 더 심각해져 대한민국에 전술 핵배치를 한다든지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며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오랜 시간이 안 걸려서 우리 과학기술로 빠른 시일 내에, 우리도 (핵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늘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단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