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태원 분향소 철거에 "그 대통령에 그 시장" 맹공…李 "참으로 비정"

더불어민주당은 6일 서울시의 이태원 참사 분향소 철거와 관련해 "그 대통령에 그 시장"이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시장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어디까지 내쫓을 작정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서울시가 오늘 13시까지 서울광장 이태원 참사 분향소를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을 하겠다며 계고장을 보냈다"면서 "오세훈 시장의 행정대집행 계고장은 유가족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내대변인은 "광화문 광장에 분향소를 허용해달라는 유가족의 요구를 외면한 것은 결국 규정문제 때문이 아니었다"며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눈물을 흘리며 사과하던 오세훈 시장은 어디로 갔나. 오 시장이 흘렸던 눈물은 참사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악어의 눈물'이었나"라고 따져물었다.

이어 "참사 유가족들은 이태원에서 보수단체의 끊임없는 2차 가해를 견디다 쫓기듯 서울광장으로 분향소를 옮겨와야 했다"며 "서울시는 끊임없는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무엇을 했나. 보수단체의 극악한 폭언과 위협에 이태원 참사 유가족은 어디까지 쫓겨나야 하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오세훈 시장은 이태원 참사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오세훈 시장의 눈물이 그 책임을 인정한 것이었다면 유가족을 쫓아내려 하는 것은 인면수심의 행태"라며 "오세훈 시장은 참사 분향소 철거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책임을 부정하고 참사를 지우려는 정권의 행태가 조금도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 "오늘 1시까지 천막을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 철거하겠다는 계고장을 보냈다는데, 참으로 비정한 정권이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든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 참사의 책임이 누구한테 있나"라며 "유족들이 얼마나 억울하겠나. 참사를 기억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할 책임이 누구에게 있나. 정부에게 있다. 그런데 분향소를 설치해서 국민들에게, 또 유족들에게 위로의 시간을 드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또 필요한 예방 조치를 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인데, 유족들 스스로 설치한 분향소까지 강제 철거하겠다고 하는 것이 대체 말이나 되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서울시는 야만적인 분향소 강제 철거 계획을 당장 철회하고, 정부는 광화문에 유족들이 원하는 분향소를 설치하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서울시는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2회 이상 계고한 뒤 행정대집행을 하는 게 판례"라며 이번 철거 통보는 1차 계고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대응 부실의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을 만나 "민주당은 오늘 이상민 장관 탄핵소추안을 결정한만큼 의총에서 나온 의견을 일부 보완해서 최종적으로 탄핵소추안을 확정하고, 오후에 바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