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업황호조에 매출·이익 모두 첫 고지
4분기, 유가 하락에도 업계 유일 흑자 달성
◆…현대오일뱅크 최근 5년 분기별 영업실적. 2022년 4분기는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대오일뱅크 최근 6년 연간 영업실적. 2022년은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2조원을 넘기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이 적힌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반기 경기침체와 유가하락세로 인해 4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했으나 상반기 고유가 등 유리했던 업황에 호실적을 유지하며 수익지표가 일제히 최대 기록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그룹 지주사 HD현대의 공시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34조 9550억원, 영업이익 2조 7898억원, 당기순이익 1조 6327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68.0%, 영업이익이 155.1%, 순이익이 232.5% 증가한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8.0%로 2.7%p 개선됐다.
이 회사가 외형 30조원대, 영업이익 2조원대, 순이익 1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모두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은 2013년 22조 4100억원 이후 9년 만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017년 각각 1조 1378억원, 9379억원 이후 5년 만에 새 기록을 작성하게 됐다.
정유부문(별도)이 지난해 매출액 32조 5998억원, 영업이익 2조 1287억원의 실적을 달성하며 전사 실적을 견인한 모습이다.
상반기 정유사업에 유리했던 업황이 호실적 달성에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의하면 국제유가가 두바이유 기준 1분기 평균 배럴당 97달러, 2분기 113달러 수준까지 치솟았으며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정제마진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수급 불안 요인이 겹쳐 상반기 말 역대 최고치인 배럴당 20달러를 넘어서는 등 보통 손익분기점(BEP)으로 4~5달러 수준을 내내 웃돌았다.
반면 글로벌 경기침체와 유가하락이 빚어진 지난해 4분기에는 연결기준 매출액 8조 6285억원, 영업이익 128억원, 당기순이익 2019억원의 실적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에 비해 매출이 40.5%, 순이익이 42.6%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94.7%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1%, 98.2%씩 감소했으며 순이익만 13.4%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0.1%로 전년도보다 3.8%p, 직전분기 대비 6.7%p 하락했다.
4분기 평균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83달러 수준으로 직전분기 97달러 수준에서 내려앉았고 정제마진도 3분기 평균 배럴당 7.2달러에서 6.3달러 수준으로 축소된 바 있다.
다만 앞서 실적을 발표한 SK이노베이션, S-OIL이 불리해진 업황에 4분기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것과 달리 흑자를 유지한 부분은 고무적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제2중질유 분해시설 등 지난해 3분기 기준 41.7%로 국내 최고수준의 고도화율을 보유해 원가경쟁력이 높은 편이라고 평가받는다.
여기에 윤활기유 사업을 담당하는 현대쉘베이스오일이 수요 위축에 마진이 하락하며 별도기준 전분기에 비해 41.3% 감소한 296억원 영업이익에 그쳤으나 흑자를 유지했고 본블랙을 생산하는 현대OCI가 같은 기간 2.7% 늘어난 309억원의 영업익을 시현해 부진을 상쇄했다.
이와 함께 4분기 연결기준 2328억원의 영업외이익으로 전분기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견조한 순이익이 유지됐다. 회사측은 "타사 대비 높은 고도화율과 낮은 재고관리가 흑자 요인"이라면서 "영업외손익도 환차이익에 흑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