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다가구의 경우 집주인·임차인 관리비 격차 10.7배
임대차 신고제 회피, 탈세 명목으로 임대료 관리비 전가
월세 27만원에 관리비 105만원 '꼼수 매물'도 등장
◆…자료사진:연합뉴스
단독·다가구주택의 경우 집주인이 임대료의 일부를 관리비로 전가하면서 집주인과 임차인 간 관리비가 최대 10배 넘게 차이가 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윤성진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깜깜이 관리비 부과 실태와 제도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비(非)아파트의 경우 관리비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관리비가 '제2의 월세'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리비 제도 공백 가구는 전국에 약 429만6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20.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원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로 파악한 2019년 2분기~2022년 2분기 사이의 세입자와 집주인의 관리비 차이를 분석한 결과 단독·다가구주택의 관리비는 ㎡당 324.4원에서 533.8원으로 격차가 크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아파트는 ㎡당 79.1원에서 99.9원으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국토연구원 제공
유형별로는 단독·다가구의 경우 집주인이 ㎡당 36.7원을 납부한 반면 임차인은 391.5원을 납부해 관리비 차이는 10.7배에 달했다. 다세대주택은 ㎡당 346.1원에서 726.9원으로 차이는 2.1배다. 반면 아파트는 ㎡당 자가(1236.6원)와 임차(1351.9원)의 차이가 1.1배에 그쳤다.
윤 부연구위원은 “이는 상당한 가구가 관리비 내역 미공개, 임대료의 관리비 전가 위협으로부터 적절한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태에 놓여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독·다가구는 집주인이 공용관리비로 투입한 금액을 자신의 관리비로 인지하지 못하는 등 집주인과 세입자간 관리비 개념이 상이해 통계상 격차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일부 임대인의 경우 임대차 신고제 회피, 임대소득세 탈세 등의 목적으로 차액을 관리비로 전가하는 편법을 동원하고 있어 세입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현행 임대차 신고 대상은 '보증금이 6000만원을 초과하거나 월 차임이 30만원을 초과하는 주택임대차 계약'이 해당된다. 보고서는 실제로 월세 27만원에 관리비 105만원 또는 월세 20만원에 관리비 41만원을 받는 '꼼수 매물'이 존재한다는 한 언론사의 기사를 인용했다.
윤 부연구위원은 "관리비는 실사용 금액에 근거해 예측할 수 있고 투명하게 운영해야 하는데 임대인이 내역 공개 없이 자의적으로 관리비를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부연구위원은 이같은 관리비 전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택임대차보호법에 관리비 규정을 신설해 주택임대차에 적용하는 관리비 부과 기준을 마련하고 비아파트 관리비에 대한 가이드라인 구축 및 관리비 악용 사례 신고 창구 운영 등 근본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