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 서울 ALT.1 '다비드 자맹: 프로방스에서 온 댄디보이'
두 번째 서울 개인전…처음 한국 찾은 '현대미술계 감성술사'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ALT.1에서 열린 개인전을 찾은 화가 다비드 자맹이 전시장 벽에 사인을 남긴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경제신문 제공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ALT.1에서 열린 '다비드 자맹: 프로방스에서 온 댄디보이' 전시회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현대미술계 감성술사' 다비드 자맹은 한국 관객들이 자신의 작품처럼 행복을 느끼길 바랐다.
과거 세계적인 유명 작가들이 다소 우울한 주제를 다뤘던 것과 달리 화려한 색채와 함께 행복을 주제로 작품을 그려온 그는 "행복이란 땅에 태어나 경작해서 이웃과 나누는 것이 행복이고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관객이 작품을 보면서 잠깐이라도 웃을 수 있고 긍정적일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 폭의 캔버스에 강렬한 색채를 담아낸 다비드 자맹은 유려하면서도 역동적인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21년에 이어 서울에서 열린 두 번째 개인전으로 작가가 한국을 직접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내와 아들, 딸 등 가족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그는 시종일관 밝은 모습을 내비쳤다. 자맹은 "이번 전시에서 수십 년간 그려온 각 작품의 모든 주제가 한 자리에 집결됐다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각 주제를 조화롭게 구성해준 전시준비팀에게 감사하고 한국 관객들도 이러한 전시의 테마를 충분히 이해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화가 다비드 자맹이 관람객에게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경제신문 제공
프로방스 지역 위제스의 작가 작업실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전시장 초입부터 '위제스, 에르브 광장'(2020) 등 화려한 색감이 관객을 반긴다. 이어 '파란 소파에 앉은 멋쟁이'(2022) 등 '댄디'한 남성이 자유롭게 혹은 역동적이게 전시장의 동선을 잇는다.
자맹은 "고향 프로방스를 그림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며 "개성이 강한 곳이자 인본적이고 색채가 많은 지역"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18세기 유래된 댄디즘은 수백 년 전 탄생됐지만 영원한 가치를 지녔다"며 "매번 각 시대에 맞춰 새로운 스타일로 재탄생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댄디즘이 이번 전시에서 고향 프로방스와 어우러졌다"고 설명했다.
사람에게서 감동을 받고 다양한 방식으로 영감을 얻는다는 작가는 '충직한 친구'(2022) 등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도 캔버스에 옮겨 담았다. 가족을 각별히 여기는 그는 아버지로서 느끼는 사랑, 행복 등을 화폭 위를 춤추는 붓으로 표현해냈다. 자맹은 "사람을 통해 감동 받을 때마다 그림으로 승화시키려 노력한다"며 "움직임 등을 표현할 때도 그때 느끼는 점들을 특정 기술에 집착하지 않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주제를 발전시킨다"고 했다.
국내 관람객에겐 '한국의 별' 전시가 특별한 관람 포인트로 다가올 전망이다. 김연아, 손흥민, 김연경, 윤여정, 박찬욱 등 내로라하는 국내 최고 스타들이 과거 메시, 펠레, 마라도나, 지단, 타이거 우즈 등 세계 유명 스포츠 스타를 그려냈던 자맹의 화법으로 표현됐다.
작가는 "고백하자면 이번에 그린 한국의 스타 중 유럽에서 너무 유명한 손흥민 선수만 알고 있었다"며 "스위스 로잔에서 세계 스포츠 스타를 그렸던 연작 시리즈 전시를 스위스 로잔에서 막 끝냈을 때 주최측에서 한국 스타 그림에 대해 제안해 굉장히 신선하고 재밌는 아이디어라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한국 스타들이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허락해줘 감사하고 기쁘다"면서 "그들을 가장 상징할 수 있는 콘셉트, 가장 잘 보여줄수 있는 이미지가 무엇일지에 대해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 '분꽃 속의 세브린'(2022) 등 아내와 자녀들의 그림을 가장 애정하는 작품으로 꼽은 자맹은 "앞으로 사람들의 기억되지 못하는, 잊혀진 자연의 꽃들을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까지 7800여점에 달하는 다작을 해온 작가가 또 다른 무궁무진한 색감과 함께 펼칠 꽃들의 향연이 기대된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오는 4월 27일까지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