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시행 4년 동안 860건 규제특례 받아
매출 4000억 증가, 일자리 1.1만명 창출 효과
"이해갈등으로 승인 지연"…개선 요구 커
정부, '갈등해결형' 규제샌드박스 등 추진키로
◆…한덕수 국무총리는 15일 '규제샌드박스 혁신기업 간담회' 자리에서 "지난 4년간 총 860건의 규제특례를 통해 10조5000억원 이상 투자유치가 되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제도를 개선해달라는 요구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들며, 갈등해결형 규제샌드박스 적용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진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해 6월 규제샌드박스 승인기업인 ㈜로보티즈를 방문해 자율주행 로봇 시연을 보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신산업 발전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 도입(2019년 1월)한 '규제샌드박스' 제도가 시행된 지 4년. 규제특례를 승인받은 기업들은 그동안 사업 관련 투자유치만 10조5000억원, 일자리 수는 1만1000개 늘리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매출은 4000억원 이상 늘었다. 규제샌드박스는 기존 규제에도 불구하고 신산업·신기술 시도가 가능하도록 일정 조건에서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제도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5일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규제샌드박스 혁신기업 간담회'를 주재했다. 이는 지난 4년간 기업과 정부가 함께 만들어온 규제샌드박스 성과를 되짚어 보기 위한 자리다. 이 간담회에는 그간 규제샌드박스 승인을 받아 실증사업 중에 있는 18개 혁신기업이 참여했다고 한다.
ICT, 산업융합, 혁신금융, 규제자유특구, 스마트도시, 연구개발특구 등 6개 분야 규제샌드박스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총 860건이 규제샌드박스로 승인됐고, 전국 32곳은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했다. 특구에서는 2년 동안 규제 제약 없이 신기술을 개발·시험할 수 있다. 경북(전기차 무선충전), 부산(해양 모빌리티), 대구(이동식 협동로봇), 광주(ESS발전), 대전(바이오메티컬), 울산(수소모빌리티), 세종(자율주행) 등이다.
규제샌드박스 수술대 오른다
◆…(자료 국무조정실)
이런 성과에도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무조정실은 "이해갈등으로 인한 승인 지연 해소, 샌드박스 승인 절차 간소화, 신속한 법령 정비, 사업화 지원 강화 등에 대한 요구가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올해부터 유효기간이 만료(2+2년)되는 과제가 나오는 만큼, 규제정비에 대한 요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에 이해관계자가 공동으로 정책실험(실증)을 진행하고 법령정비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갈등해결형' 규제샌드박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주관 부처별로 장기 지연 과제 등에 대해 이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국조실은 "규제샌드박스 절차가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또 유사·동일과제에 대해 전문위 심의면제·특례위 승인을 거치는 현행 페스트트랙을 전문위 승인 종결(특례위 사후보고) 형태로 바꾼다.
규제법령정비 체계도 단계별로 새로 짠다. ①특례위 상정 전 단계에서는 특례 신청과제 중 규제특례 보다 즉시 규제정비가 필요한 과제를 발굴해서 규제개선을 추진하고 ②특례위 상정 후에는 부결·보류(또는 재심사) 과제 중 규제정비가 필요한 과제를 갈등해결형 샌드박스 과제로 추진하기로 했다. ③분기별로 실증특례 기간이 만료되는 과제는 정비 현황을 선제적으로 파악해서 '샌드박스 관계기관 TF'를 통해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로봇, AI 등 신산업 분야 유망 기술혁신형 규제특례 승인기업에 투자하는 전용 펀드도 만든다. 또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승인기업에게 분야별 서비스 이용 바우처(기업별 5000만원 이내) 인센티브도 준다. 실증특례가 종료된 승인기업에게 기술·공정 등 사업화 기술 자문을 위해 출연연 등 전문 연구기관과 1대1 매칭 컨설팅도 지원하기로 했다.
한덕수 총리는 "규제샌드박스는 규제로 인해 혁신 제품과 서비스 출시가 어려운 경우에도 우선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허용해서 혁신기업에게 기회의 문이 되어 왔다"며 "앞으로 규제샌드박스가 혁신기업인들의 도전과 창의를 돕는 명실상부한 신사업 규제혁신 플랫폼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