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철 "尹, 安과 함께 정권 준비, 정부 구성해 시대교체"
문병호 "대통령 당선 기여...당대표 안된다는 것 '토사구팽'"
이용 "인수위원장 당시 잠적해 책임감, 의무감 없어"
이철규 "'연대'라는 표현 정말로 적절치 못한 표현"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백서를 전달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6.8 사진:연합뉴스
당권 주자 간에 '윤심'을 둘러싼 파열음이 커지면서 국민 10명 중 7명이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개입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10일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31명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95%·신뢰수준±3.1%p)에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입 여부를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0.4%가 개입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중립을 지키고 있다는 응답은 19.2%, 개입하지 않는다는 6.8%였다.
앞서 윤 대통령과 친윤계는 김기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유승민 전 의원에 이어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서도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했다. 국민의힘 전대 초반 국면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은 각각 민심과 당심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두 사람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비윤 표심이 안 의원에게 급격하게 쏠리자 친윤계는 안 의원을 향해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며 견제에 나섰다.
천하람 변호사는 6일 이에 대해 "이준석, 안철수, 나경원, 유승민 정도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스타플레이어들이자 다음 대선 후보군인데 자기들 마음에 안 들면 권력, 숫자, 주류의 힘으로 밀어내겠다는 게 정상적 행태냐”고 꼬집었다.
지난 2일 안 후보는 당대표 선거 후보 등록을 마친 후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로 여기까지 왔다며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공개적으로 ‘윤안 연대’란 표현을 부정하면서 “대통령과 대표 후보가 어떻게 동격이라고 이야기 하냐”라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리더십을 굉장히 흔드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안 의원은 대통령실이 문제 삼았던 '윤핵관', '윤안연대' 등의 표현을 더이상 쓰지 않겠다고 몸을 낮추면서도 "대통령실이 전당대회에 관여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바람직하지 않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난번 대선 후보 시절에 윤석열, 안철수 단일화 공동선언문을 다시 한 번 읽어봤다. 당시 안철수 의원하고 진짜 연대해서 국민 통합 정부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얘기했다"며 "그때 선언문에 이런 구절이 있다. 안철수 후보랑 함께 정권을 교체하고 함께 정권을 인수하고 함께 정권을 준비하며 함께 정부를 구성하여 정권교체이므로 정치교체, 시대교체 하겠다"고 대통령실의 주장에 반박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인생철학이 '토사구팽'이라는 쓴소리도 나왔다.
문병호 전 의원은 6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후보 단일화로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고, 현 정권에 협력하고 앞으로도 뒷받침하겠다는데 이제 와서 ‘당대표(는) 당신은 안 된다’는 것은 토사구팽”이라고 볼멘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어 "김기현 후보가 대통령과 식사하고 대통령의 뜻이 자기에게 있다고 할 때는 아무 말씀도 안 하시고 안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의 연대보증이다. 또 윤안 연대다' 표현했을 때 잘못했다고 지적하는 것은 한쪽 편을 드는 거고 경선 개입이라고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박원석 전 정의당 정책위의장도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대통령을 겨냥해 "거의 토사구팽이 인생 철학 비슷하다.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 돼서 뒤통수 때리고 그 다음에 이준석 대표하고 손잡고 대선 이기고 이준석 또 솥에 넣어가지고 삶아 먹고 그 다음에 안철수, 나경원 다 마찬가지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안 의원의 약진에 친윤계는 조직적인 공세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수행실장이었던 이용 의원은 6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안 의원은) 인수위원장인데도 잠적하고 연락도 안 되고 그런 것을 보면 책임감, 의무감도 없고 만약 그런 분이 당 대표가 됐을 때 대통령과 호흡이 맞을까"라며 "당 대표로서 대통령과 의견 일치가 되지 않으면 바로 내팽개치고 당을 또 나가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안 의원이 당대표가 될 경우 윤 대통령이 탈당하고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김 의원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이 “윤 대통령을 겨눈 예행연습”이라며 자신의 탄핵론이 허황된 억측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 “안철수 후보는 그동안 민주당과 결이 같은 주장을 펴며 이상민 장관의 해임을 요구한 바 있다”며 “지금은 정권 초기여서 대통령의 눈치를 볼 수 있겠지만 대표가 되고 나면 이상민 장관 탄핵처럼 대통령에게 칼을 겨눌 수 있다는 걱정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이철규 의원은 16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전대 과정에서 불거진 '윤심' 논란과 관련해선 "국정 운영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후보가 '대통령과 관계가 좋다'고 하면 당원들이나 국민들이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며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후보들이 선거 때가 되니 '대통령과 관계가 좋다'고 하니 혼란이 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후보를 겨냥한 듯 "예를 들어 '연대'라는 표현은 정말로 적절치 못한 표현"이라고도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