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혹한 속 반도체 투자심리, 세액공제로 살려야"

글로벌 경기침체로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크게 줄이자, 설비투자 세제지원 확대로 기업의 투자심리를 살려 장기적인 반도체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2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전문가에게 의뢰해 분석한 '투자세액공제의 기업투자 유인효과와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디스플레이 산업 등이 포함된 국가전략산업의 경우 다른 외부적 요인이 동일할 때 세액공제율이 1%P 확대되면 설비투자는 대·중견기업 8.4%, 중소기업은 4.2%로 늘어난다.

보고서는 3만개 이상 외부감사대상 기업의 1994년부터 2021년까지 28년간 재무제표 자료를 대상으로 고정효과 패널 회귀분석방법을 적용해 세액공제율과 기업투자간 연관효과를 분석했다.

대한상의는 분석 결과를 정부가 제출한 조특법 개정안에 대입하면 전략산업 분야 설비투자액이 대·중견기업은 최대 59%, 중소기업은 최대 38%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같은 분석은 기업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외부적 요인들은 배제한 결과로 경기동향, 조달금리 등 제반 요인까지 고려하면 실제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상의는 반도체 등 전략산업에 대한 획기적인 정책 지원을 촉구했다. 전 세계적으로 전략산업은 설비투자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추세다. 특히 반도체 관련 보조금 지원이 전무한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정부 보조금도 앞다퉈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반도체과학법을 제정해 25%의 설비투자세액공제와 390억 달러(약 51조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일본 정부도 정부 보조금을 투입해 외국의 파운드리를 유치하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독일은 투자액의 40%를 지원해 인텔 유치에 성공했고, 인도는 투자액의 70%를 지원해 폭스콘을 유치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신성장·원천기술, 일반기술 분야의 세액공제율을 올해 한시적으로 2~6%P 상향조정하는 임시투자세액공제 도입도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산업은행이 발간하는 설비투자계획조사에 따르면 올해 제조업 분야 설비투자는 작년 대비 8.6%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투자 감소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올해 반도체 설비투자가 감소하면 단기적으로 역성장이 우려되고, 장기적으로는 반도체 경쟁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적어도 경쟁국과 동일한 수준의 세제지원을 통해 기업의 투자심리를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