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中 경제, 막대한 현금 쌓은 가계·기업에 달려 있어"

올해 중국 경제의 반등은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막대한 현금을 쌓은 가계와 기업에 달려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 가계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약 3조 위안을 저축했다. 이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에 달한다. 또한 저축률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보다 3%포인트 오른 33%로 최근 가운데 가장 높다. 노무라와 UBS 경제분석가들은 총저축액이 각각 6조1000억위안, 4조6000억위안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기업도 2020년에서 2022년까지 매년 평균 1조1000억달러에 달하는 유동자산을 확보했다. 이는 대유행 이전 5년 평균 4670억달러의 2배 수준.

경제분석가들은 미국의 경우 대유행 초과저축이 소비와 투자로 빠르게 이어지고 있으나 중국도 이럴지 궁금해하고 있다.

HSBC와 모건스탠리의 경제분석가들은 고강도 방역의 종식으로 서비스 지출이 많이 늘어나 소비 증가율이 연 8%에 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부 경제분석가들은 회의적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인의 저축 증가는 대유행 동안 위축된 소비 자신감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많은 중국인이 침체한 주택시장과 불확실한 일자리 상황 때문에 긴장하고 있어 더 많이 저축하고 더 적게 소비하고 있다.

UBS의 타오 왕 경제분석가는 "중국 정부가 대유행 동안 가계에 직접 돈을 주는 방식을 자제했기에 중국인이 자신감을 가지고 저축을 줄이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경제분석가들은 소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소득과 고용시장이 느리게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국영 출판사에서 일하는 한 중국인은 대유행 동안 해외여행을 하지 못해 많은 돈을 저축했지만, 경제가 재개됨에 따라 물가상승률 때문에 돈을 쓰기 겁난다고 밝혔다.

그는 "대유행 이전에는 고기를 사는 데 1000위안 정도 들었으나 지금은 2배를 더 써야 한다"며 "돈을 함부로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도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라 자본 지출을 늘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맥쿼리의 래리 후 경제분석가는 "기업들이 소비를 크게 늘릴 만한 여지가 없어 보인다"며 "해외 수요가 약화함에 따라 수출기업의 자본 지출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