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SNS에 러시아군 ‘침공 가해자’로 표현
벌금 부과 뒤 개정된 법에 따라 아버지 다시 기소
아버지 체포되자 딸 마샤 보육원으로 보내져
◆…반전 그림을 그린 러시아 소녀(왼쪽)와 투옥된 아버지 사진:@brewerov 트위터 캡처
러시아에서 전쟁을 반대하는 그림을 그린 초등학생의 아버지가 기소되고 딸은 보육원에 보내진 사실이 전해졌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러시아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약 240㎞ 떨어진 예프레모프에 사는 알렉세이 모스칼리요프(53)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러시아 군인들을 '침공 가해자'로 표현한 글로 인해 명예훼손 혐의로 체포됐다.
앞서 지난해 4월 딸 마샤(12)는 학교 미술시간에 우크라이나 여성이 날아오는 러시아 미사일로부터 자식을 보호하며 '전쟁 반대'라고 적혀있는 우크라이나 국기 앞에 서있는 모습을 그렸다. 이 그림을 본 교사는 즉각 당국에 이 사실을 보고했고 연방보안국(FSB)은 수사에 나섰다.
마샤의 아버지 알렉세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희화화한 커리커쳐와 러시아 군인들을 '침공 가해자'로 표현한 글을 올린 정황이 밝혀지면서 425달러(약 55만원)의 벌금 처분을 받았다. 당국은 이어 군대 비난 방지법 위반혐의로 또다시 알렉세이를 기소했다. 지난해 새로 개정된 러시아 형법에 따르면 군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대 징역 3년의 처벌을 받게 된다.
홀로 마샤를 키웠던 아버지가 체포되자 결국 마샤는 보육원으로 보내졌다.
러시아 인권단체 OVD-인포 변호사 다리아 코롤렌코는 WP에 "알렉세이 사례는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러시아 정권은 청소년들을 군사문화에 길들이는 한편 전쟁에 반대하는 아이들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처벌하고 있다"고 말했다.
OVD-인포에 따르면 지난해 반전 견해와 시위로 기소된 사람이 447명이다.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이 아닌 '특수작전'으로 표기하라고 지침을 내리는 등 강력하게 여론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