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리파스카 "국제사회 제재로 인한 경제적 타격 심각"
푸틴, 러시아 경제성장률 2.5% 역성장 전망하며 자화자찬
◆…러시아 재벌 올레그 데리파스카 사진:로이터통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한 기업인이 내년에 러시아가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일(현지시각)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알루미늄 재벌인 올레그 데리파스카는 지난 2일 한 경제포럼에서 "내년이면 러시아 자금이 고갈될 것이다. 우리는 해외 투자자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2025년까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끝나지 않으면 해외 투자자들은 향후 10년 동안 러시아에 대한 투자를 기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데리파스카는 지난해 6월 기준 자산 32억 달러로 세계 부자 순위 920위에 올라있다. 데리파스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 제재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심각하다며 전쟁을 반대해온 인물이다.
이날 그의 발언은 최근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경제 성과에 대해 자화자찬한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CNN은 전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1월 지난해 러시아 경제성장률이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최대 20%까지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던 전망치를 상기하며 "예상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라고 자화자찬한 바 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호언장담과 달리 외신은 전쟁 이후 서방이 러시아에 가한 경제제재 건수가 1만 1300여건에 이르고, 러시아가 보유한 외화 3000억 달러도 이미 동결돼 러시아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월 러시아 세입 규모는 작년 대비 35% 급감한 반면 지출은 59% 늘어나 재정 적자 규모가 1조7610억 루블(약 30조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러시아산 석유 가격상한제가 도입되면서 러시아는 이달부터 원유 생산량을 감축하기로 해 주요 세입원인 석유 수출도 타격을 받게 됐다.
데리파스카는 "해외 투자자들은 러시아 투자자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 어떤 조건이 있는지 따져볼 것이다. 서방의 제재는 모든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답답한 심경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서방 제재에 참여하지 않은 '우호적인' 국가의 투자를 유치하려면 러시아 정부가 비즈니스에 적합한 환경을 어떻게 조성하느냐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