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때문에 갈라서는 부부 늘었다…60대 이상 노년 이혼상담 비율 ↑

연령별 여성은 40대·남성은 60대 이상 비율 가장 높아

60대 이상 이혼 상담...20년전 비해 여성 4.2배↑·남성 4.3배↑

60·70대 이혼사유...여성 "여생 주체적으로"·남성 "혼인 유지 무의미"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2022년 한 해 동안 진행한 상담 총 6만1562건을 분석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이중 이혼상담은 4016건으로 여성은 3162명(78.7%), 남성은 854명(21.3%)였다.

연령별로 여성은 40대(962명·30.4%), 60대 이상(768명·24.3%), 50대(736명·23.3%), 30대(587명·18.6%), 20대(108명·3.4%) 순이었다. 남성은 60대 이상이 428명(50.1%)으로 가장 높았고, 50대(202명·23.7%), 40대(143명·16.7%), 30대(73명·8.5%), 20대(7명·0.8%)가 뒤를 이었다.

여성의 경우 20년 전인 2002년에는 30대(38.2%)의 비율이 가장 높았고, 40대(33.3%), 50대(14.1%)가 그 뒤를 이었다. 남성 역시 같은 시기 30대(38.1%), 40대(33.0%), 50대(12.4%) 순이었다. 당시 남성 가운데 60대 이상은 11.6%에 그쳐 20년 만에 비율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이혼상담 사유로는 '남편의 폭력 등 부당한 대우'가 53.9%(1704건)로 2020년 48.3%, 2021년 48.8%에 비해 증가세를 보였다. 1998년 가정폭력특별법 제정으로 가정폭력을 범죄로 규정한 지 2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가정 내에서의 폭력이 줄지 않아 많은 여성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상담소의 설명이다. 장기별거와 성격 차이를 포함하는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28.1%(887건)로 그 뒤를 이었으며, 남편의 가출은 10.3%(326건)로 3위를 차지했다.
남녀 모두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 중 '장기별거'(여성 23.0%, 남성 36.3%)가 가장 많았고 다음이 '성격차이'(여성 14.3%, 남성 17.8%)였다.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 중 '경제갈등'(여성 11.2%, 남성 5.7%)과 '빚'(여성 4.4%, 남성 2.0%)을 이유로 한 상담 비율이 높았다. 특히 빚을 이유로 한 상담 비율은 남녀 모두 2021년(여성 2.9%, 남성 0.5%)보다 급증했다. 상담소는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이들이 실직과 폐업, 주가폭락, 부채 이자 증가 등으로 인해 심각한 경제 위기와 혼인 파탄 위기에 놓인 경우가 많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이혼상담 후 파산상담까지 받은 경우가 많았는데, 전체 면접상담에서 차지하는 파산상담 비율은 2021년 3.4%에서 2022년 3.9%로 늘었다.

다음으로는 '성격차이'를 이유로 이혼상담을 한 경우가 많았고 2021년에 비해 그 비율이 (여성 13.3%→14.3%,, 남성 17.6%→17.8%)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담소는 "최근에는 여성의 경제적 독립성이 커지면서 성격차이에 따른 갈등을 극복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서면 과거에 비해 이혼을 빠르게 결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혼상담에서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았다. 연령별 분석 첫 해인 1995년에는 60대 이상 여성 1.2%, 남성 2.8%로 매우 낮았으나 이후 20년 전인 2002년에는 여성 5.8%, 남성 11.6%, 지난해에는 여성 24.3%, 남성 50.1%로 여성은 20년 전에 비해 4.2배, 남성은 4.3배 증가했다.

상담소는 "60·70대 여성들은 남은 인생을 좀 더 자유롭고 주체적으로 살고자 이혼을 결심했고 60·70대 남성들은 다양한 사유들로 갈등이 지속되어 별거를 하다가 더 이상 혼인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 서면 이혼을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