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양금덕 할머니 참고인 출석 ‘尹한테 누가 된다’”

이 의원은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 출연해 "대통령한테 누가 된다는 인식 자체가 당초에 발표한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이 어떤 인식에서 만들어진 것인지 짐작케 하는 것"이라며 "실은 대통령한테 누가 된다라는 식의 표현을 훨씬 더 노골적이게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뿐만 아니라 법률대리인 등 그간 피해자 측에 관여했던 분들을 증인도 아닌 참고인으로 부르자 했다"고 밝히며 "정부는 참고인으로 채택 안 해주면 민식이법이나 세월호, 이태원 참사 때처럼 피해자들과 본인들이 복도에서 마주치는 모습이 연출되는 상상에 '어떻게 될까' 걱정하며 그제서야 생각이 들기 시작했나 보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이렇게 무모한 일방적 정책을 발표했으면 그건 마땅히 감당해야 됐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사실 여러 외통위원이 지적한 것처럼 국회가 지적을 해주고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청취하면 대통령에게 (협상 외교력을 더 끌어올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생긴다"며 "정부는 지금 협상력을 통해서 국익을 높인다는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호응을 바란다 해놓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나머지 것들을 모두 봉쇄한다는 얘기 자체가 이미 정해진 결론에 가닿아 있다"며 "사실 성과를 기대하고 있는 분이 많진 않을 것이다. 끝까지 가보고 얘기하자는 게 대통령실의 입장이지만 짐작이 안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통령을 위해 존재하는 나라가 아니다. 대일외교도 대통령의 면을 살리기 위한 외교가 아니라, 나라의 면을 살리고 국익을 살려야 되는 것"이라며 "국회가 이런 식으로 회피하는 건 직무유기"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목소리를 전달하는 언론인들을 통해 국민과 공감해왔었으나, 이렇게 국가(국회)가 나서 공식적으로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 지지자들은 여당과 때로는 동의하지 않더라도 될 수 있는 한 여·야 합의를 통해서 (회의를) 여는 것을 우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관행을 굉장히 존중하는 편인데 어제만큼은 여당이 없다고 해서 단순히 간담회 방식으로 처리를 하게 될 경우 국회의사록에 남지 않는다"며 "그간의 경과에 대해 공식적인 회의를 통해 청취한다는 틀을 갖춰 모셔야겠다 생각했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의회 독재 같은 얘기가 나오더라도 여당이 참석하지 않는다면 야당이라도 그 역할을 다 하는 게 국민 앞에 마땅한 의무라 생각해 이번 회의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는 지난 6일 대법원의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강제동원 피해자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재단이 민간의 자발적 기여 등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지급한다는 '제3자 변제안' 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피해자들과 지원단체들은 명예와 존엄을 짓밟고 국민의 의사를 무시한 굴욕적인 해법이라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