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교육, '극단적 선택' 막는 효과...직장 내 교육 의무화 필요"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발표

金 "부채 증가·실직→소득상실→이혼·우울증→극단적 선택"

"금융자산 축적해 삶의 만족도 유지토록"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융교육을 통해 금융이해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학교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금융교육을 의무화해 시너지를 강화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OECD Infe 위원)은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OECD 국제금융교육주간 세미나'에서 발제를 통해 "금융교육을 통해 가계 금융자산을 축적하면 금융위기와 실직에도 불구하고 소득이 창출되고, 삶의 만족도가 유지돼 극단적 선택을 억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선임은 "우리나라는 여전히 국제적으로 압도적인 높은 자살률을 보이는데 금융교육은 극단적 선택 억제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뿐만 아니라 소득 불평등 개선과 디지털화에 따른 심각한 금융사기 억제에도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김 선임은 1997년 금융위기 이전에는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영국과 같은 낮은 수준이었으나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급속히 증가했다며 '금융자살' 현상이라고 표현했다. 기업과 가계의 파산으로 인한 부채 증가와 실직으로 소득 상실이 발생했고 이에 따른 이혼, 삶의 만족도 저하, 우울증이 극단적 선택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사국인 미국, 영국 자살률은 변동이 없고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김 선임은 금융이해력과 금융자산 축적률의 차이를 그 이유로 들었다. 우리나라는 미국, 영국 등에 비해 금융이해력이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다.

또 2019년 기준 미국 가계자산의 72%가 금융자산인 반면 우리나라는 가계자산의 36%만이 금융자산으로 나타났다. 실직은 곧 소득단절이 되는 것이다.

'금융자살'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금융교육을 통해 극단적 선택이 방지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김 선임은 "금융교육은 가계 금융자산의 축적을 높이고 금융위기와 실직에도 불구하고 소득을 얻음으로써 삶의 만족도가 유지되고 자살억제가 가능할 수 있다"고 봤다.

금융교육이 금융소비자의 기본권이라는 인식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김 선임은 "학교-직장-금융시장(계약) 등 세 모멘트가 작동해야 한다"며 "국영수 과목에 금융을 심어 학교 금융교육을 의무화하고 직장금융교육도 의무화해야 한다. 이원화된 경제교육과 금융교육 통합으로 시너지 창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