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규 회고록… 노무현재단 "2차 가해", 유시민 “노무현의 존엄과 죽음 이해 못할 것"

“정치공작의 산물, 미완성 검찰 조사 각색해 출판”

“당시 수사 책임자로서 공적 책임, 인간적 도리 저버린 행위”

유시민 “가치 있는 회고록 아니나, 윤 대통령·검사 정권 이해 유용”

노무현 재단은 17일 입장문을 통해 "노 전 대통령 서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정치 검사가 정치공작의 산물이며 완성되지도 않았던 검찰 조사를 각색해 책으로 출판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책 내용은 확정된 사실이 아닌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며 "공소시효 만료 시점에 맞춰 무죄 추정 원칙과 피의자의 방어권을 짓밟고 미완 상태에서 중단한 수사라는 사실을 무시한 채 수사 기밀에 해당하는 내용을 검증된 사실인 양 공표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당시 수사 책임자로서의 공적 책임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까지 저버린 행위"라며 "특히 수사기록은 검찰이 관련자들을 밀실에서 조사한 조서일 뿐 공개된 법정에서 변호인의 반대신문 등을 통해 진실성이 검증된 문서가 아니다"고 밝혔다.

재단은 "정치 검사의 2차 가해 공작을 중단하라"며 이 전 검사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권양숙 여사가 고(故) 박연차 회장에게 시계를 받고, 노 전 대통령 재임 중 뇌물로 전달했다는 주장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받았다는 시계는 박 회장이 회갑 선물로 친척에게 맡겼고 그 친척이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한 후 권 여사에게 전달했다"며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야 시계의 존재를 알고 폐기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권 여사가 아들 노건호 씨 주택자금 명목으로 노 전 대통령과 공모해 박 회장에게 140만 달러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이 전 부장이 주장한 대목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재단은 "권 여사가 타향살이하는 자녀들의 재정적 어려움을 해결해달라고 정상문 전 비서관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정 전 비서관이 박 회장에게 100만 달러를 빌린 것이 사실"이라며 "이 역시 노 전 대통령은 몰랐던 일"이라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의 특수 활동비 횡령이 노 전 대통령과 공모한 범죄라는 주장에도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전혀 몰랐고, 일체 관여한 바가 없다"고 재단은 밝혔다.

또한,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시민 작가는 20일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사이트에 '이인규의 글로리'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그는 결코 노무현의 존엄과 죽음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작가는 "전직 검사의 흔한 회고록은 아니다. 부록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개요'는 용어와 문장과 내용 모두 검찰 수사기록 요약 보고서라고 할 만하다"며 "중수부장 직을 사임할 때 수사기록 사본을 가지고 나오지 않았는지, 혹시 검찰 관계자가 보관하고 있는 수사기록을 제공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는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회고록은 아니었으나 윤석열 대통령과 검사 정권의 행태를 이해하는 데는 유용했다"며 "그들은 1980년 전두환의 신군부와 비슷한 확신을 지니고 유사한 감정을 느끼면서 권력을 휘두르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유 작가는 "그의 주장 가운데 그나마 다툴 가치가 있는 사실에 대해서는 노무현재단의 입장문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나머지는 사실 공방을 할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