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근로시간 개편안 보완 아닌 '전면 폐기'가 답"
"형법 255조 위반, 과로사 조장 등 고발 조치할 것"
◆…20일 중구 민주노총에서 양경수 위원장이 노동시간 개악 투쟁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은 20일 윤석열 대통령이 근로시간 개편안과 관련해 보완 검토를 전격 지시한 것에 대해 "주 60시간은 짧은가. 물타기 꼼수 쓰지 말라"며 "전면 폐기가 답"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형법 255조 위반으로 과로사를 조장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을 살인 예비음모 혐의로 고발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과로사조장 외 기본권 보호의무 위반, 인간의 존엄과 가치 침해, 행복추구권 침해도 고발 사유로 제시했다.
민주노총은 과로사 조장 이유에 대해 "고용노동부 고시에 따른 과로사 인정기준은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또는 12주 동안 1주 평균 60시간) 일하다가 사망하는 경우"라며 "정부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1주당 연장근로를 69(80.5)시간 이상, 18주 연속 64시간을 연장근로를 가능하게 하는 것인데 정부가 나서서 과로사를 조장하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스스로 설정해 놓은 과로사 인정기준을 넘은 연장근로를 조장하는 것은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입법안은 노동자의 삶의 질을 파괴하고 기업의 탐욕과 이윤만 보장하며 국제보편적 기준과 시대적 추세에 역행하여 노동시간제도를 독재시대로 후퇴시킨 악법으로서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 6일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주' 외에 '월·분기·반기·연'으로 확대해 '일이 많을 때는 일주일 최대 69시간까지 몰아서 일하고 적을 때는 푹 쉬자'는 취지의 근로시간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 여당과 노동부는 근로 총량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고, 노사협의를 전제한다고 강조했지만 직장인들과 노동계를 중심으로 '주 최대 69시간'에 대한 우려는 끊이지 않았다. 2030 청년세대가 주축인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도 지난 16일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 발표 취지가 진정 노동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우리 사회가 세계 최장 노동시간을 기록하고 있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이라면서 "법정 노동시간을 어떻게 줄일지가 아니라 어떻게 더 많이 일하게 할지 논쟁을 부른 정책은 잘못됐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장시간 노동정책은 노동자를 돈벌이에 쓰이는 소모품으로 취급하고 삶을 파괴하는 반인권적 개악안"이라면서 "워라밸을 요구하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장시간 노동정책은 전면 폐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민주노총은 오는 25일 서울 대학로에서 노동시간 개악안 폐기, 최저임금 상향·공공요금 하향, 검찰독재 등을 규탄하는 투쟁선포대회를 연다. 또 이달 30일엔 한국노총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시간 개악안 폐기를 촉구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