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통큰 외교’에 日 ‘역사 왜곡’ 뒤통수… “정부 욕 먹어도 싸다”

윤석열 정부의 '통 큰 대일 외교' 정책에 대해 각계의 반발이 거세다. 일본 정부가 조선인 강제징병·한국의 불법 독도 점거 등의 내용을 담은 초등 교과서 검정을 통과시키면서 반발이 더욱 확산되는 모양새다.

 

前 주일대사 "한일 정상회담 이후 '日우익-韓반일' 고조… 복창 터진다"

강창일 전 주일대사는 29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 정부가 '역사 왜곡' 교과서들을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서 "한국의 '대승적 결단'에 일본이 뒤통수를 친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전 대사는 "윤석열 정부는 결과를 예측하면서 일본에 대한 '통 큰 결단'을 내렸어야 했는데, 그런 과정 없이 결단만 툭 던졌다"며 "이에 일본은 한국의 양보에도 우리 뒤통수를 치는 것으로 대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본의 '교과서 역사 왜곡'이 문제가 되는 것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과서들이 검정을 통과했다는 점"이라며 "내년에는 중학교 교과서를 개정하는 식으로 점점 더 교과서 왜곡을 심하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에서는 우익 세력이 더 기승을 부리고 한국에서는 반일 감정이 더 고양되고 있다"며 "복창이 터진다. 지금 정부기관 사람은 속된 말로 '욕 먹어도 싼' 상황이라고 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의연대 "기시다, 아베 계승 입장… 尹 국민 기만하고 日에 뒤통수 맞아"

정의기억연대 한경희 사무총장은 29일 낮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한국이 일본에 뒤통수를 맞은 건지, 윤석열 정부가 한국 국민을 기만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정부를 겨냥해 날을 세웠다.

한 사무총장은 "일본의 기시다 총리가 아베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는 것은 뻔한 사실"이라며 "국민들이 대부분 알고 있는 사실을 윤석열 정부는 왜 아니라고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번 한일 정상회담으로 한국은 일본에게 몽땅 다 내줬다"며 "윤 정부는 일본의 극우·혐한·역사 왜곡 행태를 부추기는 망국외교를 멈추고,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제3자 변제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일본의 '역사 도발'… 윤 정부 간·쓸개 다 내주고 뒤통수 맞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의 역사 왜곡 초등 교과서의 승인은 한국을 향한 역사 도발"이라며 "이는 윤 정부의 '굴욕적인 퍼주기 외교'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정부의 간도 쓸개도 다 내주는 대일외교를 펼치며 일본에게 자신들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신호를 보냈다"며 "대통령이 결자해지해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한일 양국 관계를 '3.16 외교참사' 이전으로 원상복구 시키겠다고 선언한 후, 일본의 역사 도발에 맞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강제징용 '강제성' 희석·독도 '고유'영토 주장 역사 왜곡

한편 일본 정부는 지난 28일 오후 교과서 검정심의회를 열어 2024년부터 초등학교에서 쓰일 교과서 149종에 대한 심사를 통과시켰다.

해당 교과서들 중 초등학교 3~6학년이 사용할 사회 교과서 12종을 분석한 결과,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병에 관한 내용 중 '지원' 기술이 추가돼 일제의 강제징병에 대한 내용이 희석됐다.

또 해당 학년 학생들이 함께 볼 지도 교과서 2종을 분석한 결과, 독도 관련 내용이 "한국에 점거됐다"는 내용이 "한국에 불법 점거됐다"로 바뀌면서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주장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 정부는 이날 교과서 검정심의회 결과 발표 직후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내고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지난 수십 년간의 무리한 주장을 그대로 반영한 채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을 통과시킨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