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바흐무트 법적으로 점령"…우크라 "아직 지키고 있다"

러시아 용병업체 와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중심지의 행정부 건물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와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날 텔레그램에서 "바흐무트를 법적인 의미에서 점령했다"며 "이제 적(우크라이나군)은 (바흐무트) 서부지역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은 텔레그램에 함께 올린 영상에서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카페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숨진 친푸틴 성향 군사 블로거 블라들렌 타타르스키의 이름이 새겨진 러시아 국기를 들고 애도를 표했다.

그러면서 "(바흐무트) 시청과 도시 중심지를 점령한 부대 지휘관들이 그곳에 이 국기를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바흐무트를 점령한 것은 와그너 그룹"이라며 "법적인 의미에서 그것은 우리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군은 바흐무트를 여전히 지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이날 페이스북에 "적은 바흐무트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우크라이나 방위군은 적의 수많은 공격을 격퇴하면서 용감하게 바흐무트를 지켜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영상 연설에서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의 군사적 상황이 특히 뜨겁다"며 "격전지에서 싸우고 있는 병사들에게 감사한다"고 우크라이나군을 격려했다.

바흐무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최장기간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격전지다.

와그너그룹 용병들은 지난 8개월간 동부 요충지 바흐무트를 점령하기 위해 물량 공세를 벌여 왔고, 우크라이나도 소모전을 불사하며 도시를 사수해 왔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20일 와그너 용병 부대가 바흐무트의 70％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