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4.3용어부터 동의 못해… 5.10 단독 선거 파탄 위한 남로당 활동"
"이승만 '과'만 부각하는 편파적 역사 교과서 문제도 바로잡아야"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 4·3 사건'이 북한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3일 자신의 발언에 대해 "어떤 점에서 사과해야 하는지 아직까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사과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주도민들에게 사과할 의향이 없나'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태 의원은 "4·3사건에 대한 용어부터가 저는 동의할 수 없다. 4·3이라는 말을 붙인다면 1948년 4월3일날 어떤 일이 일어났느냐 거기에 저는 초점을 집중해야 한다"며 "4.3사건이 일어난 전후 맥락을 보면, 소련 공산당에서 '5월 10일 대한민국에서의 단독 선거를 무조건 파탄시키라'는 지시를 했고 이걸 받아서 김일성이 평양에 있던 남로당 박헌영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말 5.10 단독 선거를 파탄시키기 위한 남로당의 활동이 있었다"며 "여기에 따라 제주도(남로)당도 그러한 결정을 내린 거고, 이런 역사의 진실을 부인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남로)당의 결정에 의해서 (이뤄진) 12개의 경찰서와 관공서에 대한 무장 공격이다"며 "그래서 이 점에 대해서는 저는 계속 주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국가 권력에 의해 또 일부 단체들에 의해 정말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됐다"며 "그분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명예를 회복하고 또 국가적으로 그분들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해야 한다면 이제라도 우리가 그런 일들을 찾아내서 여야가 힘을 합쳐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제 발언의 취지에 대해 과연 유족들과 피해자 단체에 대해서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며 "앞으로 그 분들과 이야기해서 발언의 취지와 전후 맥락을 구체적으로 설명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번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태 의원은 지난 2월12일 제주4·3평화공원에 방문해 "명백히 북한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고, 이후 제주·경남 합동연설회, 개인 SNS, 기자회견 등에서도 같은 취지의 입장을 보였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제주4·3평화재단 등 관련 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태 의원의 사과와 최고위원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으며, 더불어민주당도 태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거센 비판을 불러모았다.
앞서 태 의원은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4.3 사건은 남로당의 무장 폭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남로당과 아무런 관계가 없던 수많은 무고한 민간인 희생자를 낸 현대사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태 의원은 "지금은 남북 분단, 좌우 이념 무력 충돌 과정에서 억울한 희생을 당한 분들의 넋을 기리고 명예를 회복시키며 희생자분들과 유가족들의 아픔을 치유해야 할 때"라며 "저도 여기에 힘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역사적 진실을 알아야 한다"며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은 폄훼하고 과만 부각하는 편파적 역사 교과서 문제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초, 중, 고교 교과서 대부분은 이 전 대통령의 독립운동은 거의 기술하지 않았으며, 남북 분단과 동족상쟁의 책임이 소련과 김일성이 아니라, 미국, 이승만 대통령에게 있는 것처럼 작성했다"며 "지금이라도 역사 교과서를 재검정하고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